“아무개는 2억이라더라, 누구는 3억이 넘는다….”

6·4지방선거를 앞둔 정치판에서 ‘억’ ‘억’ 소리가 들려온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출판기념회 행렬이 막을 내렸다. 공직선거법상 이번 지방선거일 90일 이전인 6일부터는 의정보고활동이나 출판기념회처럼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사가 금지된다.

출판기념회는 정치인들이 애용하는 정치자금 모집 창구다. 정치자금법상 연간 후원금 한도는 1억 5000만원이다. 선거가 있는 해에는 그 2배인 3억원까지 모금할 수 있다.

그러나 출판기념회는 정치자금법의 영향을 받지 않아 수입을 얼마나 올리든지 상관 없다. 무제한인 한도보다 더 큰 매력은 익명성이다. 누가 얼마를 냈는지는 저자와 회계 담당자 둘만 아는 일이다.

참석자를 기준으로 출판기념회 수익을 대략적으로 추산할 수는 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출판기념회 봉투에 담기는 최소 금액이 5만원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5만원이나 10만원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직장 상사라든가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면 100만원, 200만원도 넣는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부터 5일까지 충북에서는 수십 건의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가장 많은 손님을 받은 인물은 7000여명의 인파를 불러모은 이기용(69) 전 교육감이다. 1인당 최소금액인 5만원으로 계산하면 3억 5000만원이다.

그러나 10년간 충북교육계를 쥐락펴락한 이 전 교육감의 지위를 고려할 때 최소 봉투당 10만원 이상이 담겼다는 의견이 많다. 참석인원으로 추산하면 7억원 이상이다.

더구나 3월 교원인사를 앞두고 열린 행사라 봉투는 더욱 두툼해졌을 것으로 보인다.

이 전 교육감의 ‘출판기념회 10억원설’이 나도는 이유다. 다른 사람의 봉투까지 들고 와 여러 권의 책을 사는 사람들도 있어 지역정가에서는 이 교육감의 수입을 20억원까지 보는 관측도 있다.

이 교육감과 새누리당 충북지사 후보 경선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윤진식(68) 국회의원, 서규용(66) 전 농림수산부장관, 안재헌(66) 전 여성부차관은 각각 출판기념회를 열어 500여명의 손님을 맞았다. 참석자는 많지 않지만 이들의 체급을 고려할 때 수억원의 수입이 예상된다.

도교육감 예비후보들의 출판기념회 참석자는 김병우(57) 2000여명, 김학봉(62) 500여명, 강상무(62) 1000여명, 장병학(62) 800여명, 홍순규(62) 2000여명, 손영철(62) 2000여명 등이다. 개인차는 있지만 역시 억대의 매출이 예상된다.

이외 청주시장 후보군인 한범덕(62) 시장, 이승훈(59) 전 정무부지사, 이종윤(62) 청원군수는 1000여명, 1800여명, 3000여명을 각각 출판기념회에 불러모았다.

또 이종배(57) 충주시장과 최명현(63) 제천시장은 1000여명 씩을 동원했고 정상혁(73) 보은군수, 임각수(67) 괴산군수, 홍성열(60) 증평군수는 나란히 500여명씩의 참석자를 맞았다.

재선에 도전하는 이시종(67) 지사와 도교육감 예비후보인 홍득표(63), 김석현(65), 임만규(62) 씨는 출판기념회를 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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