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여성연대 3·8 세계여성의 날 앞두고 핵심 여성의제 발표
박아롱 성폭력범죄 피해자 국선전담 변호사 ‘디딤돌상’ 수상

오는 8일은 3·8 세계여성의 날이다. 전세계적으로 여성들의 삶을 되돌아보고 성평등사회가 어디까지 와있는가를 점검해보는 날이다. 하지만 성평등사회는 아직 멀었다는 게 중론이다. 올해 세계여성의 날 기념 한국여성대회 슬로건은 ‘2014 점프, 뛰어올라 희망을 찾자’. 충북대회를 여는 충북여성연대는 여성의제를 발표하고 8일에는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여성의 날 기념행사에 참석한다.

▲ 세계여성의날 기념 한국여성대회 포스터
이 날 하이라이트가 되는 여성인권 디딤돌상 수상자로는 대한법률구조공단에서 선발된 박아롱 성폭력범죄 피해자 국선전담 변호사가 선정됐다. 디딤돌상은 한 해 동안 여성인권 향상을 위해 노력한 사람에게 수여된다. 반대로 여성인권 향상에 저해가 되는 사람에게는 걸림돌상을 수여해 왔는데 올해는 논란끝에 대상자를 내지 않기로 했다. 정선희 충북여성연대 공동대표는 “박아롱 변호사는 아동·장애인 성폭력 피해자 국선변호인으로 수사 및 피해자 보호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성폭력 피해자들이 쉼터에 가서 어떻게 자활하고 있는가 세세히 살펴보고 2차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관심을 기울이는 등 사후관리에 잘 대처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변호사는 현재 출산휴가 중이다.

충북여성연대는 “올해는 6·4 지방선거가 있는 해이다. 이번 만큼은 후보들이 여성의 삶을 고려하지 않고 정쟁에만 빠지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충북여성 유권자들이 전하는 여성의제에 귀 기울이고 지역정책 공약을 완성해 실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들이 내세운 핵심의제는 △도지사 직속 성평등정책 조정기구 설치 및 운영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화 △방사능으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친환경 무상급식지원조례 제정 및 급식지원센터 설치 △복합문화센터인 청년 성장지원센터 건립 △아동과 여성이 안전한 마을만들기 △보편적 아이 양육돌보미 파견 △여성장애인 평생교육권과 문화향유권 보장 등이다.

이 중 도지사 직속 성평등정책 조정기구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성인지정책 실효를 위해 제안한 것. 현재는 여성정책관실에서 충북 여성정책을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나 공무원 교육과 의식전환을 위해서는 조정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부서간 협력체계 구축과 조정을 위해 충북도 실·국장급으로 구성된 조정기구를 설치하고 각 부서 실무자들을 성 주류화 담당자로 지정해 성평등정책을 추진하라는 것이다. 충북여성연대는 “충북도는 지난해 충북여성의 날에 조정기구 설치를 검토하고 있으며 빠른 시일내 도입·정착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까지 결론이 나지 않아 이를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청년성장지원센터는 15~29세 청년들의 학습·놀이·문화·커뮤니티를 위한 공간. 최근 국제노동기구는 한국 청년들 중 19.2%가 니트족이라고 발표했다. 니트족은 일하지 않으면서 학업이나 직업훈련에도 참여하지 않고 그냥 노는 사람들을 말한다. 이에 충북여성연대는 저출산 고령화와 실업률 상승 등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되는 국면에서 청년들을 사회적 자본과 연결시키고 가치있는 활동을 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여성과 아동이 안전한 마을만들기를 위해서는 청소년 유해환경시설에 대한 인·허가 강력규제, 분홍택시 모니터링과 택시기사 복장 및 실내디자인 규제, 야간 사각지대와 주민이 많이 이용하는 보행로 주변 조도 높이기 등을 요구했다.

그런가하면 충북형 아이양육 돌보미 파견 요구는 대부분의 시설이 민간보육시설이고 국·공립시설이 10%도 안된다는 현실에서 나온 것. 여성들이 취업할 때 겪는 가장 큰 장애요인이 육아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는 국·공립 보육시설이 더 늘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충북여성연대는 “민간보육시설을 국·공립으로 전환하거나 평가인증을 통해 공적 기능을 담보하도록 하는 보육시설 운영이 시급하다. 또 보육시설에서 아이를 돌봐주지 않는 야간이나 휴일에도 이용할 수 있는 아이돌보미가 있어야 한다. 한시적으로 파견되는 돌보미가 아닌 상시적이고 지속적인 파견 사업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민주노총충북본부 등은 ‘106주년 3·8 여성의날 투쟁 충북기획단’을 구성하고 지난 3일 충북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정부 1년 동안 경제민주화와 복지공약은 사라지고 양극화는 더 깊어졌다. 여성의 삶도 나날이 피폐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정권의 보육정책의 주요 공약인 '국가책임보육'은 시행조차 되지 않고 있고 무상보육, 임신·출산 지원, 유치원과 어린이집 지원 등 보육공공성을 강화하는 공약은 줄줄이 축소되고 파기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여성의 날을 기념해 파이팅 여성노동자, 시간제일자리 비판 및 사례발표 토론회, ‘탐욕의 제국’ 상영회 및 여성건강권 간담회, 충북여성노동자 행진, 충북시국회의 촛불집회 등의 행사를 1주일 동안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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