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숙 충북교육발전소 기획팀장

▲ 조영숙 팀장
소치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나는 이번 올림픽이 방학기간에 열린 걸 참 다행으로 생각한다. 아이들과 함께 경기를 지켜보며 많은 감동을 느낀 것은 물론 다양한 관점을 생각해보는 기회도 얻었으니까.

그중 마지막까지 우리의 눈과 귀를 즐겁게 그리고 애국심에 불타게 만들었던 피겨스케이팅! ‘고맙습니다. 김연아’를 외쳤다. 우리나라 국민은 말할 것도 없고 다른 나라 사람들도 그녀를 사랑했고 응원했고 격려했고, 그녀 대신 화내고 울었다. 피겨퀸 연아의 사랑은 전세계를 안았다.

러시아 선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7)선수를 살펴보자. 행복한 순간은 잠시였을 것이다. 금메달! 1등이 확정되고 금메달을 목에 걸고 외부인(?)과 접촉하기 전까지의 시간이 아니었을까. 그 이후로는 아마도 계속 짜증나고 괴롭고 화나고 그러지 않을까 걱정이다. 실제로 그녀가 “왜 자꾸 나한테 그러느냐! 심판이 그랬지내가 그랬냐?”라며 볼멘소리를 했다는 기사를 본 적 있다.

소트니코바, 그녀는 아직 성장기인 청소년이다. 연아 선수는 7살 때 쯤 처음으로 피겨를 시작했다고 한다. 유럽권 선수들의 특성상 아마도 소트니코바는 더 어릴 때, 더 체계적으로 피겨를 시작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그녀의 살아온 인생 중 대부분을 피겨와 함께 보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피겨는 그녀의 꿈일 것이다.

약육강식이라고 했던가! 아무도 포커스를 러시아에 맞추지는 않는다. ‘홈 어드벤테이지’라고 자꾸만 말한다. 그 말이 뭔지 잘 모르지만, 홈이 어디인가?

어릴 때 아는 언니 집에서 놀다 맞고 울고 들어 온 적이 있는데 할머니께서 우는 저를 달래시며 하시는 말씀이 “어이구! 딱한 내새끼 울지 마 괜찮아, 똥개도 즈이 집에서는 50% 먹고 들어 간댄다. 나중에 고 년 우리집에 오기만 해봐라” 안아주며 하시던 말씀이 생각이 난다.

청소년을 둔 엄마로서 소트니코바가 안쓰럽고 불쌍하고 걱정스러웠다. 러시아의 욕심, 어른들의 1등이라는 욕망 로맨스가 만든 희생양이 된 건 아닌지. 실력이 뛰어났기에 욕심쟁이들의 목표물이 되었던 건 아닌지. 앞으로 그녀의 삶은 어떻게 될 것인지 정말 걱정스러웠다.

우리는 이번 소치올림픽을 통해 알았다. 1등이, 금메달이 최고가 아니라는 것을! 어떤 분야에 뛰어난 능력과 재능을 가지고 있지만 사회의 문제에 가로막히거나 매도되어 실제 그 능력과 재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 사람이 내 아이일 수도 있으며, 내가 바로 재능을 가리는 높은 가로막은 아니었는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새싹이 돋는 봄, 새싹들이 새롭게 학교생활을 시작하는 새학기, 자연스럽게 자랄 수 있도록 울타리 역할을 해주는 보호자가 되어야겠다고, 스스로 새로운 것을 느끼고 깨달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선생님이 돼어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