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기업 영동공장 노동자 육영수씨의 새해다짐

3년 전 유성기업 영동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 육영수(45)씨와 동료들의 요구는 단순했다. “우리는 올빼미가 아니다. 밤에는 잠 좀 자자”는 것이 그들의 요구였다. 이미 4년 전 회사와 노동조합은 심야시간에 이뤄지는 야간노동을 없애기로 합의를 했던 터였다. 회사가 약속 이행을 차일 피일 미루자 육 씨와 회사 노동자들은 약속이행을 요구하며 행동에 나섰다.


하지만 소박했던 육 씨의 바람과 달리 유성기업 문제는 사회의 가장 큰 현안으로 부각됐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까지 나서 이들을 윽박질렀고 공권력이 투입됐다.

그로부터 시간이 3년이 흘렀다. 변한 것은 없고 육 씨가 소속한 노조의 위원장은 옥천 IC 인근 25미터 고공 철탑위에서 농성중이다. 열 명이 넘는 그의 동료들이 해고와 복직을 반복했다.

육영수 씨는 2014년 1월 1일 이렇게 다짐했다. “나는 노동자다. 하지만 권력자와 자본은 ‘너는 노동자가 아니야’ 라고 사회 전 영역에서 세뇌를 시켰다. 자본은 끈임 없이 노동자를 두들겨 패고 짓밟아 노동자인 나를 탄압했다. 결국 탄압이 지겹고 힘들어 나 스스로 노동자임을 피했다. 내가 자본의 탄압이 두려워 고개를 숙일 때 자본은 다음 타켓을 내 동지들에게 향한다. 내가 노동자 임을 잊지 말자.”

그는 이 다짐을 잊지 않기 위해 자신의 승용차에도 ‘노동자’란 문구를 새겼다.

그런 육 씨가 동료들과 함께 청주에 왔다. 민주노총이 시행한 ‘국민총파업’에 동료들과 함께 참석했다. 육 씨는 많이 억울해 했다. 국민을 놀라게 했던 창조컨설팅의 노조파괴 악행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회사에 면죄부를 줬기 때문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육 씨 에게는 이해 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그래도 육 씨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그리고 새로운 다짐을 추가했다.

“진실은 주머니의 송곳 같이 삐져나온다고 했던가! 진실은 언젠가 본모습을 보여 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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