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틀리면 누가 책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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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틀리면 누가 책임져?
  • 홍강희 기자
  • 승인 2014.02.14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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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기준 강화했어도 표본수·부동층 등에 관한 제재 규정 없어
이기동 전 의장, 표본수 늘려 같은 기관에 의뢰하자 다른 결과 도출

▲ 여론조사 결과와 선거결과는 종종 다르게 나타난다. 후보들은 "표본수가 너무 적거나 '모른다'는 응답률이 많고, 조사과정에 문제가 있다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온다"며 정확한 조사 필요성을 강조했다. 사진은 선거개표 장면.

후보자들은 선거 때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울고 웃는다. 게다가 이 결과는 여론을 이끄는 힘까지 있다. 후보가 채 정해지지 않은 선거 초반 이뤄지는 여론조사는 ‘모른다’는 응답률이 절반을 넘거나 절반 가까이 돼도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정확한 여론처럼 떠다닌다. 이 때문에 초반부터 기선을 제압한 후보자는 선거기간 내내 상승곡선을 그리고, 반대로 기선제압에 실패한 후보는 내내 바닥을 면치 못하는 경우도 있다. 누구를 선택할 것인지 후보를 명확하게 정하지 않은 부동표들은 대개 여론이 높은 후보에게 편승하기 때문이다.

지난 1월2일 서울신문은 신년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충북도지사 다자간 여론조사 결과는 이시종 26.7%>이기용 13.6%>서규용 12.7%> 윤진식 9.7%> 한대수 6.9%> 김기문 3.5%> 모른다 27.0% 였다. 서울신문은 윤진식 의원을 후보군에 넣었다. 다만 불출마를 밝힌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이 들어간 게 문제. 다른 여론조사 보다는 낮지만, 부동층이 27.0%나 된다.

다른 언론사들은 윤진식 의원을 포함하지 않아 현재 상황과는 많이 다르다. 그동안 많은 조사에서 이시종 지사가 1위를 달렸다. 다만 지난 1월 ‘주간경향’의 이시종·서규용 양자 여론조사에서는 처음으로 이 지사가 2위로 뒤쳐졌다. 서규용 45.2%> 이시종 40.0%로 나타났다.

청주시장 여론조사 결과 역시 왔다 갔다 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첫 조사였던 ‘충청투데이’ 여론조사는 한범덕 18.7%> 남상우 12.6%> 이승훈 11.1%> 이종윤 7.5%> 한대수 6.3%를 기록했다. 그러다 당시는 ‘잘모른다’는 부동층이 43.7%나 됐다. 현 시장·군수 지지도가 낮게 나온 것은 정당지지도와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다. 이 여론조사는 청주·청원지역 19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리얼미터에서 실시했다.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는 士4.4%p.

중부매일이 지난 1월 여론조사기관 베스트사이트에 의뢰해 만 19세 이상 남녀 1400~1800명을 대상으로 한 청주시장 여론조사에서는 한범덕 시장이 다자대결과 양자대결 지지도에서 새누리당 남상우 전 청주시장과 이승훈 청원당협위원장에 뒤졌다. 하지만 당선가능성면에서는 경쟁 후보들을 크게 앞선 것으로 나왔다. 다자대결 결과는 남상우 27.3%> 한범덕 20.9%> 이승훈 12.1%> 이종윤 8.0%> 박경국 2.9%로 나왔다. ‘모른다’는 28.9%를 차지했다. 한 시장은 다자대결 구도에서 20.9% 지지율을 받아 27.3%를 기록한 남 전 시장에 비해 6.4%p 떨어졌다. 양지대결에서도 남 전 시장이 47.5%를 기록해 36.1%에 머문 한 시장을 11.4%p차로 앞섰다. 그러나 누가 당선될 것 같으냐는 질문에는 한 시장이 남 전 시장을 7.5%p 앞섰다. 이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최대 허용오차는 士3.08%p이다.

이기동·이필용 여론조사 싸움
정치인 모 씨는 “후보라면 여론조사 때문에 미칠 것 같은 경험을 해봤을 것이다. 언론사에서 적은 표본을 가지고 조사할 때 가장 화가 난다. 여론조사는 필요하지만 하려면 제대로 해야 한다. 초반 여론조사가 블랙홀처럼 사람들을 한 곳으로 빨아들이는 경향이 있어 후보들은 여간 긴장하는 게 아니다. 만일 표본수가 너무 적거나 ‘모른다’는 응답률이 너무 많고, 조사과정에 문제가 있다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오는 게 이 조사다”라며 “이럴 때 후보들은 어디 하소연 할 데도 없다”고 말했다. 표본수가 너무 적거나 ‘모른다’고 답한 응답률이 너무 높으면 신뢰할 수 없는 건 사실이다. 그런데 이런 경우 제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선관위도 표본수 기준을 수치로 정해놓은 게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후보들은 선관위에서 보다 세밀한 기준을 마련해 손해보는 사람이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음성군수 후보 공천 싸움은 충북도내에서 가장 뜨거울 것으로 예상된다. 새누리당 소속의 이기동 전 도의장과 이필용 현 군수가 ‘여리박빙’ 승부를 펼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 이들은 여론조사를 놓고 충돌했다. 지난해 12월 충청투데이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조사한 것은 이필용 43.4%>이기동 17.9%로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표본수는 300명. 그러자 승복할 수 없는 이기동 전 의장은 같은 기관에 700명의 표본을 의뢰한 여론조사를 맡겼다. 결과는 이필용 39.5%> 이기동 34.8%로 오차범위내에서 각축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본수에 따라 선거결과가 다르게 나온 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여론조사 결과와 실제 선거결과가 꼭 일치하는 건 아니다. 지난 2010년 도지사 선거 때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정우택 새누리당 후보가 이시종 민주당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왔다. 그러나 선거결과는 반대였다. 여론조사가 틀린 대표적인 선거다.정확한 여론조사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환기시키는 대목이다.
충북도 선관위 관계자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론조사 전문조사팀을 구성했다. 여론조사에 관한 것을 조사한다. 그리고 지난 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에 의거 중앙선관위와 시·도 선관위는 여론조사 공정성 확보를 위해 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를 둬야 한다. 여론조사에 관한 사항이 더 강화됐다”고 말했다.

정당·언론사·여론조사기관은 신고의무 無
선관위, 특정 정당·후보 편향 어휘 못 쓰도록 규제

여론조사의 결과 공표 등에 관한 사항은 공직선거법 제108조에 나와 있다. 여론조사기관·정당·언론사는 여론조사를 하더라도 선관위에 신고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후보자 본인·제3자·관련단체·일반국민 등은 신고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정당·언론사는 어느 정도 신뢰할 수 있는 기관이기 때문에 신고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때문에 이들 기관들은 공정성과 객관성을 가지고 조사해야 한다.

선거에 관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 또는 보도할 때는 조사의뢰자·조사기관·단체명, 피조사자 선정방법, 표본크기, 조사지역·일시·방법, 표본오차율, 응답률, 질문내용 등을 함께 공표 또는 보도해야 한다. 그리고 이 여론조사를 실시한 기관이나 단체는 조사설계서·피조사자선정·표본추출·질문지작성·결과분석 등 자료일체를 선거일 후 6개월까지 보관하도록 돼있다. 아울러 이 기관·단체는 자료를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려야 한다.

여론조사시 가장 중요한 것은 객관성과 공정성을 유지하는 것. 이를 위해 선관위는 특정 정당 또는 후보자에게 편향되도록 하는 어휘나 문장 등을 사용하는 행위, 피조사자에게 조사자의 의도에 따라 응답을 유도하는 행위, 오락 기타 사행성을 조장할 수 있는 방법으로 조사하는 행위, 피조사자의 성명이나 이를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을 공개하는 행위 등을 단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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