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여고 2학년 1반 담임 김수열 교사, 알고 보니 인기 짱

고지식해 보이는 중년의 한문 선생님이 페이스북에 글을 남겼다. “어느 외국잡지 표지 모델 같지요? 우리 청주여고 2학년1반 학급문집 표지입니다. 우리 반 아이들이 문집을 만들면서 저를 모델로 썼네요. 오늘 저도 처음보고 순간 당황했어요.”

그러자 제자가 답 글을 남겼다. “쌤이 울반 최고의 모델이니까 ♥♥.” 제자는 하트를 자그마치 2개나 날렸다. 이에 질세라 다른 제자도 댓글을 달았다. “멋있어요! 저를 포함한 수열 쌤의 제자들은 수열 쌤을 닮아 모두 멋진 것 같아요”


이번엔 동료 교사가 질투의 댓글을 남겼다. “부럽습니다. 울 반 반장은 우리 담임선생님이 천사인지 악마인지 헷갈린다고 동시만 써오던데요 ~ㅜ.ㅜ”

청주여고 2학년 1반 학생들이 만든 문집의 첫 기사는 ‘ZOOM IN’. 내용은 선생님의 ‘감동문자 12’였다. 한문 선생님을 담임으로 둔 학생들이 만든 문집의 제호는 ‘BYE CUT'. 영문이 많이 들어가 있다.
김수열 선생은 누가 봐도 한문 선생님이다. 이유는 단 하나. 한문 선생님처럼 생겼기 때문이다. 얼굴도 고지식해 보인다. 그는 전교조 활동으로 해직의 아픔도 겪었고 2001년부터 2002년 까지 전교조 충북지부장도 역임했다.

강할 것만 같던 그가 눈시울을 붉히며 한 장의 사진을 남겼다. 졸업한 제자들과 막걸리를 마시며 마지막 종례를 한 뒤 여운이 담긴 글을 남겼다.

“작년에 2학년 1반이었던. 이름만 불러도 눈물이 날 것만 같은 아이들이 어제 청주여고를 졸업했어요. 그리고 오늘 3시부터 학교 뒤에 있는 사랑방에서 막걸리를 마시며 마지막 종례를 했네요. 작년 5월 15일 정신없이 힘들고 바쁜 고 3학년생들이 2학년 때의 교실에서 그전 그대로 앉아서 저를 불러놓고, 함께 얼싸안고 눈물을 흘렸던 그 아이들…” 그는 제자와 사회에 마지막 당부를 했다. “어딜 가든 기죽지 말라고.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라고. 세상이 이 보석들을 잘 받아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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