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하고 당당하게 썻다면 감출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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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하고 당당하게 썻다면 감출 것도 없다
  • 김남균 기자
  • 승인 2014.02.05 16: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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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페이지 통해 공개한다지만 알맹이 없는 요식행위
청주시, 세부내역 공개 … 보은, 음성 개요만 공개

▲ 최명현 제천시장은 지난 선거에서 업무추진비 공개를 공약으로 내세우고 당선됐다. 최 시장은 홈페이지를 통해 2011년부터 분기별 업무추진비를 공개하고 있다. 사진은 제천시청 홈페이지 업무추진비 공개 항목


박근혜 정부는 출범당시부터 야심차게 ‘정부3.0’ 정책을 추진했다. ‘정부3.0’ 정책의 핵심을 요약하면   현재 수만 건에 불과한 공공기관 공개 정보를 임기내에 2억건 이상으로 증대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박근혜정부는 지난해부터 자치단체장이 사용하는 업무추진비를 공개토록 의무화했다.

이에 따라 도내 모든 자치단체는 홈페이지를 통해 업무추진비를 공개하고 있다. 도내 시민단체가 충북도청과 충북도교육청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에 정보공개 받는 과정에서  행정소송까지 진행됐던 전례를 보면 대단히 진전된 내용이다. 하지만 각 지자체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는 내역을 확인해본 결과 내용도 제각각이고 공개방법도 달랐다. 이것을 가지고 시민들이 확인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했다.

우선 보은군과 음성군은 세부 사용내역을 아직까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음성군이 공개하는 내역을 살펴보면 1월 20일부터 24일까지 소속 상근직원 경조사비 지급 1건에 5만원, 당면 군정업무 추진 관계공무원 격려 5건에 82만3000원, 유관기관 업무관계자 경조사비 지급 1건에 5만원 등으로 공개하고 있다.

관계공무원을 격려함에 있어 현금으로 격려금을 지급했는지 아니면 식당에서 식사를 제공했는 지 등 세세한 내역을 도무지 알수 없는 구조다. 음성군청은 1주 단위로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을 공개하는 데 비해 보은군청은 월 단위로 공개한다.  2013년 10월 중 시책 또는 지역 홍보로 4회에 걸쳐 253만2000원을 사용했다는 등으로 공개하고 있다. 음성군과 마찬가지로 군민이 공개된 정보만을 가지고 업무추진비를 제대로 사용했는지 도무지 알 수 없는 구조다.

반면 청주시 등 나머지 지자체들은 일자별 세부 사용내역을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 음성군과 보은군에 비해 진전된 측면도 있지만 간담회 참석자가 몇 명인지 상세내용을 공개하는 곳은 청주시 등 2곳에 불과했다.


정보공개 통해 받은 자료도 부실

자치단체장에게 업무추진비는 쌈짓돈처럼 선심을 쓸수 있는 유용한 수단이지만 한편에선 독이든 사과이기도 하다.  선거법상 정치인은 유권자를 대상으로 기부금품을 제공 할 수 없지만 현직 단체장은 업무추진비를 일정 범위 안에서 합법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범위가 애매해 사실상 유권자를 상대로 금품을 제공하는 것과 같은 식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이런 면에서 업무추진비는 단체장에게 독이든 사과가 된다. 지금까지 충북도내에서는 4명의 자치단체장이 업무추진비 사용으로 선거법 위반 처벌을 받았다.

민선 4기 때 업무추진비로 지역민과 단체에 격려금을 지급한 혐의로 기소된 정구복 전 영동군수는 지난 2011년 대법원 상고심에서 벌금 80만 원이 확정돼  간신히 군수직을 유지했다.

박수광 전 음성군수는 업무추진비가 문제가 돼 도내에서 처음으로 직을 잃었다. 박 전 군수는2009년 잔여 임기 6개월을 앞두고 열린 대법원 상고심 선고 공판에서 벌금 200만 원을 선고 받아 군수직을 잃었다. 박 전 군수는 업무추진비로 주민들의 경조사비를 제공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재욱 전 청원군수도 2009년 1심과 2심에서 선고 받은 벌금 150만원을 대법원에서 인정해 당선 무효형이 확정됐다.

한용택 전 옥천군수는 2007년 사전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 80만 원을 선고 받았다. 한 전군수도 업무추진비로 지역 주민들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를 받았다.

처벌을 받은 단체장의 사례에서 나타나듯 업무추진비의 공개취지의 핵심은 누구에게 어떤 명목으로 사용했는지에 대해서 알수 있는 증빙자료다.

하지만 정보공개를 청구한 도내 14개 단체 중 증빙자료를 공개한 곳은 단 1곳도 없었다. 충북도교육청은 영수증에 나타난 업소의 정보가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법률상 비공개정보이기 때문에 공개할 수가 없다며 공개를 거부했다. 충북도와 청주시 등 나머지 자치단체는 자료의 양이 방대하기 때문에 열람과 같은 방식으로 공개하겠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론 서류로 자료를 공개하지 않은 셈이다.

이에 대해 2010년 정보공개를 통해 충북도와 기초자치단체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을 공개했던 공무원노조 충북지부 김현기 씨는 “지방자치단체 업무추진비는 투명하고 정당하게 집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지방자치단체장의 사전 선거 운동 목적으로 사용되는 경향이 있어 사적인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업무추진비 집행에 대한 사용 일자별, 건별정보등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 영수증과 세부내역 공개는 필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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