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영 사회문화부 차장

▲ 박소영 차장
축제를 했다. 외부기관이 평가를 한다. 그 방식은 용역이다. 그런데 행사 주최측은 외부기관에게 용역비를 준다. 외부기관은 돈을 받고 주최기관의 행사를 평가한다. 과연 이러한 구조에서 올바른 평가가 나올 수 있을까. 평가 기관은 작성된 과업지시서를 이행할 뿐이다. 자료도 모두 주최 측이 제공한다.

청주대경영경제연구소는 2011년에 이어 2013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축제를 성과분석했다. 연구소 측은 “데이터를 갖고 적시할 뿐 가공하는 것은 창조행위”라고 말한다. 그 말대로 성과분석 보고서는 조직위의 데이터를 잘 정리해 놓은 자료집 같다. 전시작품에 대한 평가는 조직위원회가 만든 작품도록의 내용과 흡사하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수십억원이 투입되는 지자체 행사에 대한 경제적 파급효과 계산법이다. 2013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621억원이다. 과연 그 실체는 무엇일까. 정작 보고서에는 구체적인 계산방법이 적시돼 있지 않다. 연구소 측은 “알만 한 사람들은 다 안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경영학을 공부한 박사들을 제외하고 계산법조차 정확히 명기되지 않았는데 얼마나 알 수 있을까. 왜 자세히 기록하지 않았냐고 묻자 “보고서량이 한계가 있어서 그렇다”라고 답한다.

6121억원이 왜 나왔는지 산출근거를 따져보니 실제 투자금액인 투입예산 69억 8500만원 외에는 모두 추정치다. 투입예산도 경제적 유발효과에 포함된다. 그리고 추정은 바로 용역을 하는 사람들의 몫이다. 그렇게 용역보고서는 추정치에 의해 엄청난 금액을 산출한다. 정말로 그만큼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답할 수 없다.

담당자는 용역 자체가 이런 방식으로 진행되는 데 기자에게 무엇이 문제냐고 따져 묻는다. 맞다. 용역은 다 이런 방식일 것이다. 하지만 이를 놓고 축제에 대한 외부 평가라고 말하기에는 찜찜하다. 그러면 내부평가인가. 그것도 코미디다. 사실 이러한 용역방식이 되풀이 되고 있다는 게 문제다.

역대 비엔날레는 1회 264억원, 2회 663억원, 3회 680억원, 4회 720억원, 5회 755억원, 6회 268억원, 7회 634억원이라고 추정했다.

사실 늘 이 기록이 발표될 때마다 무심코 넘겼다. 하지만 이번에 꼼꼼히 살펴보니 생각보다 그 실체는 더 황당했다. 용역을 받은 일부 학자들의 잣대로 만든 추정치에 불과했다. 좋다. 비엔날레가 산업전반 영향을 미쳤다고 가정하자. 연구진은 27개 항목에 영향을 미쳤다고 계산한다.

그렇게 해서 음식점 및 숙박업분야는 산업유발계수에 투자금액(예산 69억 8500만원)을 곱해 19억 3900만원의 효과를 냈다고 한다. 농림수산업은 13억 2200만원, 도매업은 14억 6700만원, 운수보관은 14억 3200만원의 효과를 냈다고 분석한다. 또한 비엔날레는 화학제품, 비금속광물제품, 제1차 금속제품에도 영향을 미쳤고 억대의 파급효과를 냈다는 데 이에 대한 근거는 당체 무엇인지 묻고 싶다. 보고서를 봐도 자세한 설명은 나와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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