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읍에서 국도 36호선을 타고 충주방면으로 10분정도 달리다 보면 소이면 비산리 탑산골가든 앞에 자리잡은 조그마한 조립식 건축물을 발견할 수 있다. 세계무대를 향해 뛰고 있는 음성예술단의 연습실이다.
이곳을 찾노라면 겉보기엔 거칠고 보잘것없는 20여평의 조립식 건축물이지만 창무로 인한 후끈한 열기가 배어 나옴을 느낄 수 있다.
이곳이 바로 지난해부터 품바난타 등 창무극으로 국내무대에서 뜨거운 관심을 불러 일으켰던 음성예술단이 세계무대 진출을 준비하며 비지땀을 흘리는 곳이다.
지난해 10월 창단한 음성예술단은 국악인 주봉자씨를 단장으로 현재 40∼60대 주부 24명이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국내에서 보기 드문 여성 창무극단이다. 단원들은 청주나 충주 음성 등 도내의 끼 있는 주부들로 어려운 여건을 마다하지 않고 오전부터 이곳을 찾아 밤늦게까지 창무에 몰두하고 있다. 이들은 승무 탑돌이 검무 부채춤 사물놀이 화관무 태평무 품바난타 가야금 살풀이 삼고모 등 국악을 소화해 예술적 승화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초 품바난타 전국무대 우뚝

음성예술단은 지난해 창단과 함께 한국예총 음성지부가 주최한 전국품바축제에서 전국에서 처음으로 품바의 밥그릇과 깡통 숟가락 등에 사물놀이의 리듬을 접목시켜 새로운 예술장르의 품바난타를 선보였다.
품바난타는 사물놀이 리듬이 갖고 있는 원시적 폭발력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도록 힘과 속도감에 주안점을 두고, 전반적으로는 리듬과 비트를 중심으로 마구 두들기며 연주함으로써 남녀노소 누구나 재미있고 함께 즐길 수 있는 뮤지컬형태를 갖추었다.
이 때문에 품바난타는 보는 이로 하여금 신명과 함께 재미를 만끽할 수 있게 하는 작품으로 독창적이고 새로운 예술장르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국내 문화예술인을 비롯한 언론사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불러모으기도 했다.
각 방송사들도 문화프로그램을 통해 난타공연에 참여한 회원들의 명칭을 전국에 소개하면서 스트레스를 마음껏 발산할 수 있는 연주를 펼침으로써 독창적인 예술영역을 구축했다는 평을 하기도 했다.





지역 문화예술의 입지 강화

올해에는 지난 10월 강원도 영월군 하동면에서 지난 98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는 김삿갓축제에 참가해 창과 무용을 통해 자신의 운명적인 신세를 한탄하거나 비관하는 기운이 밑바닥에 절절히 깔려 있으면서도 타인의 추종을 불허하는 방랑시인 감삿갓의 모든 것을 되새겼다.
음성예술단은 죽장에 삿갓차림을 하고 권력도 필요 없으며 돈도 필요 없는, 천하의 바람둥이로 소문난, 강한자에게는 강하고 약한자에게는 부드럽고 위선자에게는 독침과 같은 독설을 내뱉던 김삿갓의 모든 것을 창과 무를 통해 여지없이 소화해 냈던 것이다.
이로인해 이곳을 찾았던 많은 관객들로부터 박수 갈채를 받으며 음성예술단의 위상제고는 물론 음성군과 충북도의 문화예술에 대한 입지를 한층 더 강화시켰다.
이들은 평소 주말이면 양노원이나 무의탁노인들을 찾고 있으며, 지난 6일에는 육군 제00대대를 찾아 신명나는 창과 무용으로 장병들의 노고를 위로했다. 오는 18일에도 공군 제00부대를 방문 연말 장병들에게 위문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또 오는 22일에는 음성군 맹동면에 위치한 꽃동네를 방문 오웅진 신부로 하여금 오늘날 꽃동네를 창립케 한 최귀동 할아버지의 삶 ‘나비야 청산(꽃동네)가자’를 창무극으로 보여줄 계획이다.

내년에는 전국무대와 세계무대로

음성예술단은 내년 봄에는 중국 하북성 석가장시(시장 왕태명)에서 대규모 공연도 가질 예정이다. 중국정부가 음성예술단의 예술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정부는 음성예술단에 초청장을 보내온 상태며, 음성예술단은 행사 시기와 비용 등 제반 조건을 확인하고 있다.
음성예술단 주봉자 단장과 단원들도 중국정부의 초청공연 제의에 대해 확인절차를 밟고 있으며 공연에 필요한 제반 여건만 충족된다면 내년 봄 단원들과 함께 중국무대에 서서 우리의 창과 무용을 한껏 보여주며 한국의 선진 예술문화를 전파할 계획이다.
이와함께 제주도의 섬축제, 여수의 엑스포행사, 전주의 소리축제 등 전국무대에서도 품바공연과 품바난타 등 각종 창무를 선보이며 음성군과 충북도의 문화예술에 대한 이미지를 제고할 방침이다.

단원들의 노력과 주위 도움이 ‘결실’

음성예술단이 1년여의 짧은 기간동안 국내무대에서 우뚝 서고 해외무대를 향해 나갈 수 있는 것은 단원 개개인의 노력과 주위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선 충북도의 문화예술에 대한 이해와 문화관광과의 적극적인 배려가 음성예술단이 문화예술을 승화시키며 활발히 움직일 수 있게 한 동기가 됐다.
여기에 음성예술단원들의 합심과 가정에서의 적극적인 협조도 음성예술단의 결실에 한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음성예술단원 한정자씨는 단원들의 이동 편의와 안전을 위해 매일 차량 운행을 도맡아 하고 있으며, 단원 신현옥씨의 남편은 공연에 필요한 절구통 등 각종 소품을 직접 제작해 예술단에 제공하며 단원들에게 용기를 북돋우고 있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