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마를 공언하지 않으면 후보의 형상을 얻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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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마를 공언하지 않으면 후보의 형상을 얻으리라
  • 이재표 기자
  • 승인 2014.01.10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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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재표 그림: 옆꾸리

그 당시 곰 한 마리와 호랑이 한 마리가 같은 굴 안에 살고 있었는데 항상 환웅에게 사람이 되기를 기원하였다. 이 때 환웅이 신령스러운 쑥 한 다발과 마늘 스무 개를 주며 말했다.

“너희가 이것을 먹되, 100일 동안 햇빛을 보지 않으면 곧 사람의 형상을 얻으리라.”

곰과 호랑이는 그것을 받아먹으면서 삼칠일 동안 금기했는데, 곰은 여자의 몸이 되었지만, 호랑이는 금기를 지키지 못하여 사람이 되지 못했다. 웅녀는 혼인할 상대가 없었으므로 매일 신단수 아래에서 아이를 가질 수 있게 해달라고 빌었다. 환웅이 잠시 사람으로 변해 그녀와 혼인하여 아들을 낳았으니 단군왕검이라고 불렀다.
(삼국유사 기이 제1 중에서)



정치인이 되기를 소망하며 정치소굴로 들어가려는 이가 있었다. 그는 충북교육계에서 이미 수장(首長)의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하늘로부터 내려오는 부름의 소리를 들었던가.

“네가 1년 동안 이름을 널리 알리되, 출마를 공언하지 않으면 후보의 형상을 얻으리라.”

그는 하늘의 소명을 받아 안으면서 ‘여당의 충북지사 후보로 거론된다’는 언론보도에도 불구하고 “교육 이외에는 생각해 본적이 없다”며 금기했다. 마침내 그는 2014년 1월4일 새누리당 청주 상당구 당원협의회가 주최한 신년인사회 겸 우암산-상당산성 등산로 대청소 행사에 참석해 당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기념사진도 함께 찍었다.

그런데 그로부터 이틀이 지난 1월6일 그는 충청북도교육청 간부회의에서 “공무원은 선거중립을 반드시 지켜야하고 엄정한 공직기강이 요구된다. 정치적 중립에 어긋나는 행동으로 불필요한 오해나 물의를 일으키는 경우에는 문책할 것”이라고 추상같이 지시했다. 그의 금기는 아직도 끝나지 않은 것인가?

*시사필치 후속으로 ‘時時callcall 삼국유사’를 연재합니다. 삼국유사 속의 이야기를 불러내 시시때때로 일어나는 현실의 사건과 견줘보는 기획입니다. 풍자를 통해 웃으면서 한번 다시 생각해보자는 의도이니 주인공인 되신 명사들께서는 너그러이 혜량해 주시옵소서. 글은 이재표 객원기자(청주마실 대표)가 쓰고, 그림은 화가연합 ‘옆꾸리’가 그립니다.

옆꾸리는 자신들에 대해 이렇게 소개합니다. “그림으로 풀어내는 세상 이야기, 요망하게 신통방통한 화가연합 옆꾸리. 겁나서 앞에는 못 나스고 뒤에서 담화하기는 부끄러운 양심을 가진 뒤쪽 옆에 서서 그림 그리는 옆꾸리. 옆꾸리는 아무나 말하고 표현 할 수 있는 세상을 원해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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