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치유는 외면, 경찰에 신고하고 법원에 소송
검찰, 사측 혐의 대부분 불기소…노동자는 한숨

▲ 3년째 노사갈등을 겪고 있는 유성기업에서 폭력사태가 발생하며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사측의 위법행위에 대해 조속한 검찰 수사를 촉구하며 시작된 노조 위원장 고공농성이 7일 현재 88일째를 맞고 있지만 해결될 기미가 없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 12월 27일 유성기업 영동공장 폭행사태 장면
▲ (사진출처 : 금속노조 유성기업 영동지회)

2011년 창조컨설팅이 개입된 노조 파괴와 용역경비 집단 폭력으로 물의를 일킨 (주)유성기업에서 또 다시 폭력사태가 발생했다. ‘봐주기’ 의혹을 일으킨 사용자에 대한 검찰 수사결과가 2년여 만에 나왔지만 대부분 ‘혐의 없음’으로 불기소 처리돼 논란은 커지고 있다.

지난 12월 27일 금속노조유성기업지회(지회장 이정훈, 이하 노조)는 회사에서 삼보일배를 하며 영동공장에서 선전전을 하던 노조 조합원이 관리자에게 집단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정훈 지회장은 “관리자 30여명이 동원돼 적은 수의 노조원을 밀치며 욕설을 퍼부었다”고 밝혔다. 이 지회장은 이 과정에서 관리자로부터 폭행을 당한  5명이 부상을 당해 응급차에 실려 영동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말했다. 이 중 4명의 조합원은 목과, 허리 등 중상을 입어 현재까지 병원 입원 치료중이다.

이 지회장은 “노조는 회사와 마찰을 최대한 피하기 위해 삼보일배라는 평화적인 방법을 사용했다”며 “북을 치지 말라는 회사의 요구도 수용했는데 회사가 사사건건 시비를 유발한다”고 주장했다.

3년째  지속된 노사갈등에  폭력사태 까지 발생하자 양측의 골은 점점 깊어지는 형국이다. 노조는 이날 발생한 폭력사태에 일일 파업으로 대응했고 사측은 경찰에 업무방해로 신고하는 것으로 맞섰다. 회사는 노조를 상대로 법원에 ‘업무방해금지 가처분신청’도 접수했다.

이 지회장은 “회사가 업무방해금지 가처분신청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의도적으로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2년이 넘게 진행된 검찰 수사결과도 나왔지만 갈등만 부채질했다. 검찰은 현재까지 세 차례에 걸쳐 노동부의 송치 의견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지만  대부분의 사안에 대해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들어 불기소 처분했다.

고공농성 장기화, 해법 없나!

7일 현재 고공농성 88일째를 맞고 있는 노조 지회장 옥천IC 광고철탑 농성도 장기화될 전망이다.  노조 이정훈 지회장은 “예상은 했지만 검찰 수사 결과가 참담하게 나왔다”며 “사법 정의가 실종된 대표적인 사건”이라며 수사결과에 불만을 드러냈다.

이 지회장과 유성기업 아산공장 홍종인 지회장은 검찰의 수사결과와 상관없이 사측의 노조탄압이 중단될 때까지 고공농성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고공농성이 장기화 되면서 농성자의 건강 문제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홍종인 아산공장 지회장은 지난해 151일을 고공 농성을 진행하며 심각한 건강 이상 증세를 나타낸 적이 있다.  홍 지회장은 지난해 농성 도중  혈전증 증세가 나타나는 등 건강상태가 극도로 악화됐다. 그때 홍 지회장을 진료한 의사는  “오른쪽 다리를 눌러보니 통증을 호소하는 등 혈전증 증세를 보였다. 다리 양쪽 근력이 달라졌고 급하게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매우 위태로운 상황이고 의사 입장에서 보면 죽음의 시한폭탄이 시작된 것과 같은 상태”라며 농성중단을 요구했었다.

현재 노조 두 지회장은 22m 상공에서 1평 공간의 비좁은 공간에서 생활하고 있다. 난방은 전기 장판에 의존하고 있고 조합원들이 올려주는 음식을 섭취하며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유성기업 노사갈등이 종지부를 마련해줘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22m 고공에서 해를 넘기며 농성을 하는 노동자가 있는 곳은 한국이 유일할 것”이라며 “노동인권 후진국의 속살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회사가 노조를 없어져야 할 존재로 보는 시각이 변함이 없는 것 같다”며 “내부에서 해결이 안 되면 외부적인 충격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노동부 관계자도 “내부에서 실타래가 풀릴 기미가 없다”며 “그렇지만 달리 뾰족한 해법도 없는 상태”라며 답답해 했다.

한편 유성기업은 창조컨설팅을 통해 노조를 와해시키기 위한 공작을 펼친 것이 확인돼 사회적 논란을 일으켰다. 이같은 사실은 2012년 10월 국정감사 당시 은수미 국회의원과 장하나 국회의원은 여러 건의 문서를 공개하면서 밝혀졌다. 이 문서에는 창조컨설팅과 유성기업이 노조를 와해하기 위한 공작내용이 담겨있었다. 2011년 11월 26일 고용노동부 대전지방고용청은 유성기업(주) 아산공장과 영동공장에서 실시한 특별근로감독 결과 집단적노사관계법 12건, 개별적근로관계법 23건, 산업안전보건법 35건 등 70여건의 노동관계법 및 위반 의심 사항을 적발하여 사법처리 및 과태료 10억여 원을 부과하기도 했다.

철도파업 끝났지만 민주노총 파업투쟁은 계속
단병호‧권영길 등 지도위원 단식농성, 9일 2차 총파업

철도파업은 종료됐지만 악화된 노정관계는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민주노총은  9일 2차 총파업을 예고했고 박 대통령 취임 1주기가 되는 2월 25일까지 3차례 총파업과 국민 파업 투쟁을 벌인다.

민주노총총파업 투쟁에 권영길, 단병호 등 민주노총 전 위원장과 지도위원들은 단식농성을 진행하며 힘을 보탰다.

이들 노동계 원로들은 2일부터 “박근혜 정부에 맞서 힘을 모은다”는 취지에서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도 지난 12월 26일부터 ‘박근혜 퇴진‧민영화 저지‧노동탄압 분쇄 투쟁본부’로 운영을 전환하고 본격적인 투쟁을 시작했다. 이미 지난 12월 28일 도내 민주노총 조합원 1000여명이 상경해 총파업 집회에 참여했으며  향후 2차 총파업을 성사시켜 나가기 위해 전력을 기울일 것을 결의한바가 있다.

민주노총은 이 결의를 바탕으로 1월 4일 전국 광역시도별로 박근혜 정권 퇴진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개최한다.  충북지역에서는 9일 오후 3시 상당공원에서 조합원 28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박근혜 퇴진 촉구하는 집회를 개최한다. 민주노총 소속 사업장은  2차 총파업을 진행하고 집회에 참가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