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경 충북도의원

▲ 김도경 충북도의원
날이면 날마다 뜨는 아침 해건만 유독 의미를 부여해 새해의 첫 일출이라 법석을 피운다. 수많은 인파들이 해맞이를 위해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새해의 첫 해오름을 맞이하는 사람들은 저마다의 소망과 기원이 있을 것이다. 소망은 달라도 모두 오늘보다 나은 내일, 오늘보다 나은 변화를 바랄 것이다.

오늘 새로 떠오른 갑오년! 두 갑자 전 세상의 변화를 바라던 갑오농민혁명군의 간절함과 노력이 떠오른다. 내 삶을 변화시키려는 농민군은 “보국안민! 척양척왜!”의 기치 아래, 모든 것을 걸고 일어섰다.

그러나 두 갑자를 돌아 맞는 갑오년을 맞이하는 농민의 현실은 두 갑자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물가안정! 경제발전! 이라는 미명하에 농산물 가격을 낮게 만드는 일만 하는 것이 정권이다. 낮은 가격에도 천형의 굴레처럼 다시 씨 뿌리고, 농사지어온 결과 농민들은 생산비에도 못 미치는 가격으로 농사를 지어야 하는 현실을 맞이하고 있다. 조금이라도 가격이 올라가면 무더기 수입으로 똥값을 만들어 버리는 반농민 정권만 겪으며 견디어 왔다.

지난해 마늘·양파로 시작해 감자, 고추, 배추, 쌀값까지 모든 농산물이 생산비에도 못 미치는 가격으로 농민들은 일년 내 농사지었지만 빚만 늘었다. 8년만에 쌀목표가격을 새로 결정하는 문제에서 시작된 농민들의 투쟁은 도청앞에 나락을 적재하고, 국회앞 노숙, 차량상경투쟁, 의원사무실 농성으로 이어져 해를 넘기고 있다.

갑오년! 농민항쟁의 해를 맞이하며 농촌, 농민의 분노는 점점 커져가고 있는 것이다. 물이 끓어오르기 위해서 온도가 서서히 올라가듯, 농민들의 분노는 섭씨100도를 향해 서서히 끓어올라 폭발의 직전에 닿아 있다.

이제 갑오년의 해가 올랐다! “보국안민, 척양척왜”의 기치! “나라를 바로잡아 백성을 편안게 하고, 외세를 물리치자” 농민군의 기치는 2014년 두 갑자가 돌아온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기치이다. 다시 농민이 세상의 주인임을 선언하는 농민혁명을 시작해야 할 것이다. 농민이 주인대접 받고, 농산물이 제값 받는 세상을 위한 투쟁을 제대로 한판 벌여야 할 것이다.

또한 갑오농민혁명에서 보국안민은 “제폭구민”과 함께 짝을 이루던 기치이다. 제폭구민 “포악한 것을 물리치고 어려움에 처한 백성을 구하다”라는 기치 또한 오늘의 현실과 다르지 않다. 모든 것을 힘으로, 정권의 마음대로 하기위해 폭력적 편파적인 언론, 검·경찰, 정부기관, 군대까지 동원하여 사회를 통제하고, 낙인찍고, 구속하는 2014년의 현실은 다시금 “제폭구민”의 기치를 높이들 것을 요구하는 것은 아닐까 한다.

농민을 흔히 농군이라 하지 않던가! 갑오농민혁명군은 농군이었다.
갑오년을 다시 맞는 농군은 떠오르는 저 해를 보며 120년 전의 농민, 농민군을 다시 생각한다. 갑오년 농민들의 외침을 다시 떠올려 본다! 보국안민! 제폭구민! 척양척왜! 우리의 설자리는 어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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