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명교육원 전 원장 무단 잠적 의혹…장관 오자 前 원장 동원
‘개인 정보에 관한 일’, 출퇴근여부 못 알려줘 … 커지는 의혹

▲ 7월 11일 서남수 교육부장관이 진천 청명학생교육원을 방문했다. 하지만 도교육청과 청명학생교육원은 당시 원장 A씨 대신 타 직속기관장이던 B씨를 데려와 원장인 것처럼 장관업무보고를 하게 했다. 사진은 교육부 홈페이지에 게시된 서남수 교육부장관의 청명교육원 방문 모습

청명교육원 음주‧도박 파문에 이어 시설과 관련한 무더기 의혹이 제기돼 파장이 일고 있다. 지난 여름 청명교육원 원장이 2개월 동안 출근을 하지 않고 잠적했다는 것과  교육부장관이 방문하자 가짜 원장을 동원해 업무보고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뿐만 아니라 원장은 청명교육원 내에서 수시로 술판과 도박판을 벌였으며 잠적 원인이 사채 빚을 감당 못했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충북도교육청은 사실 확인을 거부하며 의혹만 부채질 했다. 교육청은 당시 원장의 출퇴근 여부를 묻는 확인해 달라는 요청에 대해  “퇴직한 자연인에 관련된 사항이어서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청명교육원 측도  “전 원장이 잠적한 것이 아니라 병가 휴직을 한 것이다”라고만 할 뿐 병가 기간이나 사유조차 알려 줄 수 없다는 이해하기 힘든 모습을 보였다. 뿐만 아니라 원장의 병가기간동안 직무대리를 누가 했는지 조차 알려주지 않았다. 

본보는 청명교육원 내부 공문 1000여건을 확인한 결과  前 원장 A씨가  6월 4일부터 7월 말까지 어떠한 결재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충북도교육청이 교원들을 상대로 명예퇴직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모집공고 마감까지 신청자는 67명에 불과했지만 최종 퇴직자는 68명인 것도 확인했다.

본보는 교육청과 청명교육원을 상대로 사실 확인을 거듭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제기된 의혹을 정리해 보도한다.

의혹1. 교육부장관 상대 가짜 원장 업무보고

7월 11일 교육과학기술부는 한통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내용은  “서남수 교육부장관이 2013년 7월 11일 학교폭력 피해학생 전담지원기관인 충북 Wee 스쿨 청명학생교육원(이하 청명교육원)을 방문하고 가해․피해학생․학부모와의 간담회를 통하여 학교폭력 예방과 대책을 위한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는 것이다.

총 8쪽으로 규성된 이 자료에는 충청북도부교육감과  Wee 스쿨 청명학생교육원 원장, 학생, 학부모가 참석했다고 적혀있다. 같은 날 지역의 언론들은 “서 장관은 ○○○ 청명학생교육원장으로부터 교육원 현황 등을 보고 받고 시설을 둘러봤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교육부 보도 자료와  지역 언론에  보도된 인물은 당시 청명교육원장이 아니라 전 원장이었다.  당시 청명교육원장은 2012년 9월 1일에 부임한 A (2013.8.30. 명예퇴직) 장학관이었다. 그리고 사진에 나타난 인물은 A 씨가 부임하기 전에 청명교육원장을 역임한 충북도교육청 직속기관장 B씨 였다.

하지만 이날 업무보고에서는 현직 원장인 A씨가 아니라 B씨가 서남수 교육부장관에게 현직 원장인 것처럼 업무를 보고했다. 업무 보고에 이어 B씨는 청명교육원에 대한 추가 예산 지원 등 건의 사항까지 전달했다.

그렇다면 청명교육원은 갑자기 왜 B 씨를 이 자리에 동원했을까? 청명교육원에 재직하는 일부 직원들은  A 씨가 교육부장관이 방문하기 오랜 기간 전부터 출근 조차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직원들이 A씨 자택까지 방문했으나 연락처는 파악되지 않았다. 그래서 A 원장이 잠적한 것 아니냐는 잠적설까지 소문으로 나돌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퇴직한 A 원장은 “‘잠적은 무슨 잠적이냐. 몸이 너무 안좋아 병가를 냈을 뿐”이라고 밝혔다. 병가를 낸 사유로는 “경제적인 어려움이 있어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 었기 때문”이라고 A 원장은 밝혔다. A 원장은  “병가는 공문 등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뤄진 것이고 편법은 일절 없다”고 말했다. 

청명교육원 측도 A씨가 병가를 얻어 휴직을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청명교육원측은 이런 주장만 이야기 할 뿐  A 씨가 언제부터 병가 휴직 상태였는지, 병가는 언제 종료되었는지에 대해서 일절 함구하고 있다. 함구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개인 신상에 관한 정보”이기 때문에 정보보호에 관한 법률상 공개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6월3일부터 7월말까지 A원장을 대신해 결재권을 행사한 C 씨는 “ 병가를 자신이 처리한 것은 맞다. 하지만 시기나 기간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교육부 장관 업무 보고 당시 A 원장을 대신해 B 씨를 원장인 것처럼 해 업무보고를 한 것에 대해서는 “나와는 상관 없는 일”이리라고 말했다.


의혹 2. 청명교육원 수시 술판과 도박 의혹

청명교육원 관계자는 A 원장이 수시로 음주를 하고 포커 등을 했다고 밝혔다. 장소는 생활관을 주로 이용했으며 이번에 문제가 된 건물에도 주말에 A씨의 지인 등이 여러 번 이용했다고 말했다. 지난 여름에는 이기용 교육감도 방문해 개고기를 먹고 고스톱을 치고 갔다고 말했다. 이때 일부 직원들은 이들의 시중을 들기 위해 밤 열한시까지 일을 해야 했다고 밝혔다.

학생들이 기숙하는 주중에도 술자리가 진행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 관계자는 “주중에 자리가 마련되면 학생들을 한 곳으로 모아서 영화를 상영하는 방식으로 술자리를 목격하지 못하게 했다”고 말했다.

A 씨가 도박 때문에 많은 빚을 얻게 됐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A 씨를 잘안다는 현직 교육계 고위 인사 D씨는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J고 교장때도 학교가 시끄러웠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E 씨도 “이 때문에 J고 교장때 명예퇴직을 하려고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청명교육원 관계자도 A씨가 출근을 하지 않을 당시  “사채빚을 감당 못했기 때문이라는 구체적인 이유까지 직원들 사이에선 소문으로 돌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 원장인 A 씨는 “도박은 전혀 하지 않았다. 다만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아이들과 같이 기숙을 하기 때문에 2주에 한번 꼴로 학교에서 잤다. 이때 직원들 격려 차원에서 술은 마셨다”며 도박 의혹은 부인했다. 사채 빚 의혹에 대해선 “몇년 전 주식투자로 큰 빚을 지게 됐다”며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의혹 3. 교육청은 사실 확인을 왜 미룰까?

이번에 제기된 의혹의 핵심은 A씨가 무단으로 결근을 했는지 여부이다. A씨의 주장처럼 공식구조를 통해 병가휴직을 한 상태라면 모든 의혹은 일거에 해결된다. 병가의 기간과  근거가 되는 진단서 제출 유무만 확인해 주면 된다. 의혹이 해명되면 B씨가 A씨를 대신해 교육부장관에 업무보고를 한 행위도 이해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교육청은 A씨의 무단 결근 의혹에 대해 일관되게 사실 관계를 알려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도교육청 교육지원과 관계자는 “퇴직한 자연인에 관한 사항이므로 어떠한 것도 확인해 줄수 없다”고 확인을 거부했다. 출퇴근 유무라도 알려달라고 했지만 답변은 동일했다. 30일 부교육감 부속실을 방문해 동일한 요청을 했지만 같은 반응을 보였다. 청명교육원 측도 ‘개인신상에 관한 일’이라며 확인을 거부해 의혹만 증폭시키고 있다.

교육부장관이 방문했던 7월 11일 B씨가 원장인 것처럼 행동하며 업무 보고를 한 것에 대해서도 교육청은 답변을 하지 않았다. 당시 B씨와 함께 교육부장관을 수행했던 김대성 부교육감에게 사실 확인을 요청했지만 답변은 없었다.

이에 대한 답변은 B씨가 유일했다. B씨는 “행사 몇일 전쯤에 청명교육원 관계자가 요청했다. 다른 생각은 없었고 충북교육을 위해서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해 참석했다”고 말했다.  그는 “신문에 내가 원장으로 보도가 됐고 어떤 신문은 내 사진에 A씨 이름으로 보도가 돼 웃었다”고 말했다.


의혹 4. A씨 비호세력 있나?

교육청이 사실 확인을 미루는 사이 A씨에 대한 비호 세력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교육계 인사 모 씨는 “A씨에 대한 여러 소문이 무성했다”며 “병가 조건이 아닌데도 병가로 위장해주고 명예퇴직의 길까지 열어줬다는 말이 파다했다”며 비호 의혹을 제기했다.

취재 결과 지난 8월 시행된 충북도교육청 중등교원 명예퇴직과정에서 예상에도 없던 1명이 추가로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명예퇴직 교원 모집 마감결과 67명이 신청했지만 최종결과는 68명이 선정됐다. 따라서 누군가가 추가로 선정됐다는 말이 된다. 하지만 이것은 명백한 불법이다.

차기 교육감 출마 예상자 중의 한 인사는 “A씨를 얼마전에 만났다”며 그때 A씨가 “이 교육감이 ○씨를 염두에 뒀었지만 지금은 아니라고 말해 그런 줄 알았다”고 말했다. 이 인사의 말처럼 교육계 주변에서 A 씨는 이기용 교육감의 복심으로 불릴 정도로 교육감의 최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정황과 맞물리며 A씨를 이기용 교육감이 보호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으로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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