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권활동가 김준규 사무국장

24일 오후 청원군 북이면에 거주하는 김준규(청원장애인자립생활센터 사무국장·49)씨는 반대편인 강내면에 있었다. 김 국장은 지적 장애인 4명이 모여 사는 가구를 방문해 방범창을 수리하고 수도꼭지 교체작업을 진행했다.


김 국장은 한때 인테리어 건축일을 했다. 그래서 손 재주가 좋다. 청원군 관내에 있는 장애인들이 도움을 요청하면 어느 곳이든지 한 걸음에 달려간다. 수도관이 얼어붙으면 수도관을 녹여주고 계량기가 동파되면 교체도 해준다.

경제적 형편이 어려워 재래식 화장실을 사용하는 장애인 가정을 방문해 화장실을 지어주거나 교체하는 것까지 김 국장이 못하는 일은 없다.

김 국장은 “가난의 의미를 잘 안다. 나도 정부로부터 생계비를 지원받을 정도로 가난하기에 그 의미를 잘 안다. 몸도 안좋다. 겉은 멀쩡해도 속으론 골병이 들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봉사를 하는 시간 이외에 틈틈이 고물을 모아 생계에 보탠다.

김 국장은 청원군장애인자립생활센터 사무국장을 맡고 있지만 급여가 없다. 그래도 불러주는 이들이 있어 고맙고 봉사할 수 있어 좋다고 한다. 딸 셋과 아들 하나를 둔 그는 아이들이 커서 온 가족이 단체로 봉사를 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22일에 오전에 김 국장을 만났을 때도 홀로 사는 장애인 할머니에게 식사도움서비스를 제공하러 간다고 말했다. 하루 전에는 아이들과 함께 목욕봉사를 했다고 했다.

김 국장은 장애인권 활동을 것과 관련해 “나의 노선은 몸으로 때우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농촌지역이라는 특성과 자신이 가지고 있는 손재주를 결합해 몸으로 실천하는 것이야 말로 ‘최고의 노선’이 아니겠냐며 사람 좋은 웃음을 지었다.

가난해도 나눔을 통해 충분히 행복 할 수 있다는 김 국장. 오늘도 어느 곳에서 나눔을 실천하는 그야 말로 우리사회의 소중한 자산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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