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학생 기숙형 학교에서 학생들 조귀 귀가 개고기파티
교육감 숙소에서 술병·카드 발견…봉투 전달장면도 포착

▲ 지난 20일 이기용 교육감과 교육장, 교육청 직속기관장들이 진천 청명학생교육원에서 1차 호화만찬, 2차 개고기 안주에 술을 마셨다. 이 자리에서 포커판을 벌였다. 사진은 이기용 교육감이 건배사를 마치고 와인을 마시고 있는 모습. 사진/육성준 기자

이기용 충북도교육감과 교육장, 직속기관장  송년행사가 1차 호화만찬에 이어   개고기 안주가 제공된 2차 술판, 도박판으로 얼룩져 파장이 일고 있다. 행사가 진행된 청명학생교육원(원장 이충호, 이하 교육원)은 음주행위 자체가 금지돼 있는 시설로  적발 시 퇴실하게끔 명시돼 있는 곳이라는 점에서 이들의 부적절한 행동이 비난을 사고 있다.

지난 20일, 21일 1박2일로 진행된 교육청의 송년행사를 위해 직원들은 퇴근을 하지 못하고 2일 동안 교육감과 교육장들의 수발을 들어야 했다. 교육원은 이날 행사를 위해 여성 직원을 동원해 기관장들의 음식 서빙과 술을 따르게 했다. 뿐만 아니라 이곳에 입소한 학생들의 점심시간을 앞당겼고 제공되던 석식을 생략하고 조기에 귀가 시켰다.

이 교육감과 교육장이 머문 교육연구소 숙소에서는 이들이 마신 술병과 안주로 먹다 남은 개고기 수육이 남아 있었다. 또 이들 단체장들이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트럼프 카드 1매도 남아있었다.

술자리는 다음날 까지 이어졌다. 행사 이튿날 남아 있던 일부 기관장들은 아침식사를 겸하며 천년주를 마셨다. 본보는 충북도교육청의 송년행사가 부적절하게 진행된다는 사실을 입수하고 이틀에 걸쳐 잠행해 취재했다. 이날 진행된 송년행사를 시간대별로 기술한다.

20일 16:40분


충북 진천군 문백면에 자리잡은 청명학생교육원으로 검은색 그랜저 세단 10여대가 속속 도착했다. 일부 직원들은 교육원 '우리관' 앞에서 교육장과 직속 기관장들을 영접했다.

기관장들은 모여 담소를 나눴고 관용차 기사들은 삼삼오오 모여 안부를 확인했다. 만찬장으로 사용될 카페테리아 식당의 직원들은 음식준비에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후 기관장들과 교육장들은 2층 강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오후 6시경에는 만찬장 식탁위에는 음식  상차림이 완료 됐다.

같은 시간 2층 대강당에 집결해 있는 교육장과 기관장들은 책상에 앉아 핸드폰을 들여다보거나 옆사람과 대화를 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일부 참석자들은 눈을 감고 가수면을 취했다.

18시 57분


우리관 2층 회의장에서 무료한 모습을 보이던 교육장과 기관장들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일부는 옷매무새를 가듬고 의자를 바르게 하는 모습을 보였다. 6시 55분이 되자 참석자 전체가 기립했다. '우리관' 현관 앞에 검은색 에쿠우스 승용차가 도착했다. 이기용 교육감은 곧바로 2층 회의장으로 이동했다. 이 교육감이 교육감 팻말이 부착된 자리로 이동해 착석하자 참석자들도 자리에 앉기 시작했다.

19시 17분

2층 회의실에서 10여 분 정도 진행된 회의를 마치고 참석자들은 1층 만찬장으로 이동했다. 사회자는 이기용 교육감이 “우리는 하나다. 말 안해도 다 안다. 끝까지 함께 한다”는 건배사를 할 것이라고 안내했다.

사회자의 안내가 끝나자 이 교육감은 사회자가 안내해준 내용의 건배사를 구호를 외치듯 선창했다. 참석자들은 건배사의 마지막 문구인 ‘함께 한다’를 따라 외쳤다. 이어 만찬이 시작됐다.

만찬장 식탁 테이블에는 와인과 주전자에 담긴 술, 소주와 맥주가 놓여 있었다. 여성 직원 2명은 식탁을 돌아 다니며 음식을 정리해 주고  기관장들과 교육장들에게 주전자에 담긴 술을 따랐다.

7시 40분경 이 교육감은  2명의 여성 직원에게 자신이 사용하는 잔에 와인을 따라주었다. 교육감의 술잔을 받은 여성은 고개를 돌리고 잔을 비웠다. 만찬이 끝나 갈 무렵 교육청 직원으로 보이는 한 남성이 이기용 교육감에게 봉투를 건넸다. 그리고 손으로 방향을 가리키며 건네주라는 표정을 지었다. 이 교육감은 자리에서 일어나 봉투를 들고 이동했다.


19시 55분  

만찬이 끝나고 참석자들은 우리관 앞으로 모였다. 기관장으로 보이는 한 여성이  “오늘도 멍멍이래. 우리는 맨날 멍멍이야”라고 큰 소리로 말하며 웃었다. 옆에 있던 남성은 “배부르게 먹여놓고 또 어떻게 먹으라고”라며 여성의 말에 화답했다. 또 다른 남성은 “우리 숙소가 어디야”라고 말했고 다른 여성은 “저 밑에 콘도야”라고 답했다.

교육장과 기관장들은 자신들이 사용할 숙소인 ‘교육연구소’ 건물로 이동했다. 이 건물 1층은 주차장이고 2채 건물이 붙어 있는 형태였다. 내부는 일반적인 펜션의 구조를 갖추고 있었다..

이 시간 차량운전기사등 비 간부 교육청 직원들의 식사도 시작됐다. 회의장으로 사용된 2층 탁자를 옮겨서 뷔페식으로 제공됐고 참석자들은 그릇에 음식을 담아 식사를 했다. 1층 만찬장의 호화음식과는 대비되는 단촐한 식사였다.

8시 10분경 식당 조리원으로 보이는 2명의 여성이 조리기구와 전골 그릇을 들고 이동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이들에게 이안에 있는 음식이 무엇이냐고 묻자 “개고기 전골”이라고 답했다. 2층에서 식사를 마친 이들은 자신들이 사용할 기숙형 생활관으로 이동했다.

24시


교육연구소에 있는 교육장들과 기관장들은 식당 조리원들을 호출했다. 그리고 야식으로 라면을 끓이게 했다. 직원들이 차량으로 라면을 교육연구소로 가져갔다. 교육연구소 내부는 외부에서 관찰이 되지 않았다. 이들이 이곳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21일 01시 40분

청명교육원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이기용 교육감이 청명교육원을 떠났다. 이 교육감을 배웅한 다른 참석자들도 관용차를 이용해 이동하기 시작했다.

반면 교육청 관계자는 이 교육감이 떠난 시간은 오후 9시 40분이라고 주장했다. 10시를 전후해 일부 관용차들이 교육원을 떠나는 모습도 목격됐다고 교육원 관계자들은 전했다. 이 교육감이 떠난 시간이 오후 9시 40분인지 01시 40분인지 당사자와 목격자의 진술이 엇갈린다.

07시 48분

교육연구소에서 숙박을 한 사람들이 짐을 챙겨 나오기 시작했다. 이들은 곧바로 우리관 식당으로 이동해 식사를 시작했다. 모 기관장은 천년주 병을 가져왔고 4명의 기관장들과 술잔을 나눴다.

08시 30분

교육감과 교육장들이 숙소로 사용한 교육연구소 내부를 들어가 봤다. 식탁위에는 이들이 먹었던 맥주와 소주 10여병, 그리고 과일안주가 놓여 있었다. 주방 바닥에는 찜기 2개가 놓여 있었다. 찜기를 열어보니 먹다 남은 개고기 수육이 놓여 있었다.
거실 텔레비전 앞 테이블에는 트럼프 카드가 놓여 있었다. 그 옆에는 카드 포장지가 뜯겨져 있었다.

11시

뒷정리를 마친 식당직원들이 퇴근했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