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성준 사진부장

지난 11월 늙어가는 농촌지역의 문제에 대해 지혜롭게 해결책을 찾고 있는 영국 옥스포드의 우드톡 마을을 찾았다. 런던에서 100㎞ 정도 떨어진 마을에 들어서자 드넓은 초원에 양들이 보이고 그 사이로 그림같은 집, 그리고 옹기종기 모여 사는 주택가들의 풍경은 크기와 생김새만 다를 뿐 우리의 농촌 풍경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그 마을에 특별한 상점들이 있었다. 예전의 상점이 문을 닫았던 곳이지만 협동조합 방식으로 주민들의 손에 의해 직접 상점을 다시 열게 되었는데 그 바탕에는 ‘플런킷재단’이 있었다. 재단은 모든 부분에 마케팅하고 투자자와 자금을 공유하는 곳이었다.

작은 면단위의 상점을 찾았다. 가게 안 물건들 중 인근 마을에서 직접 재배해서 만든 과일 잼들이 눈에 띄었다. 인근 마을에서 건강하게 만들었다는 글귀와 함께 진열장에 놓여있었다. 지역의 농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하는 하는 로컬푸드를 실현하고 있는 곳이다. 우리의 소비자 협동조합 중심의 친환경매장을 보는 듯했다. 상점 운영은 마을주민들의 자원봉사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또 다른 상점과 함께 빌리지 홀을 운영하는 곳을 찾았다. 커뮤니티 센터로 운영하는 이곳은 마을 주민들의 기부와 플런킷재단의 지원으로 리모델링을 한 뒤 10년째 운영되고 있는 상점이었다. 그 곳에서 상점을 총괄하고 있는 바비(barbie) 할머니를 만났다.

이 마을에서 오랫동안 살고 있는 그는 상점을 안내해 주며 취재진들을 반갑게 맞이했다. 한켠에는 할머니가 젊었을 때 연극 활동을 했던 빛바랜 사진이 있었다. 아는 척을 하자 젊은 시절의 이야기를 하며수줍은 미소를 보였다.

80세 가까운 나이였지만 그는 “나이와 상관없이 일할 수 있는 의지만 있다면 누구든 일할 수 있어요” 라고 말했다. 초고령화되어 장성한 젊은이들의 힘이 필요한 우리의 농촌 모습과 면 단위까지 파고든 대형유통업체의 편의점 등의 현실이 상대적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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