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구 음악교사, 재즈앙상블 지휘자

“보고 듣고 말할 것이 너무 많아 멀미나는 세상이지만…이제 또 살아야지요~”
이해인 수녀님의 <또 한해를 보내며>란 시가 생각나는 때입니다. 2013년도 스무 날 남짓 남아있는 오늘, 또 살아가는구나! 살아야겠구나! 어떻게 살았지? 생각해 봅니다. 매년 이맘때쯤 누구나 그렇듯이…….

‘음악이 인간의 감정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제목으로 여러 단체에서 강의 한바 있고, 30세 이상 70세미만의 단원들로 구성된 합창단을 지휘한 경험이 있습니다. 제 주위의 모든 분들에게 기쁨과 즐거움 행복을 안겨주는 그러한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음식이 맛을 내려면 소금이 꼭 필요하듯 소금과 같은 인생을 살고 싶다고 다짐하며 사회생활을 시작한 지 약 10년째인 지금은 한 교단에 서있네요.

매년 그렇듯이 앞만 보고 열심히 창작하고 가르치며 또 배움을 얻으며 달려왔습니다. 프레스티시모, 아주 빠르게 말이죠.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처럼 잠시 쉬어가게 되거나 과거를 돌아보면 전 물처럼 흘러온것 같네요.

다른 물분자들과 함께 말이죠. 암초도 만나고 나무도 만나고 하늘과 대기중에 떠돌기도 해보고 여럿이 모이거나 소수가 모일 때도 있지만 다함께 어디론가 흘러가는 거죠. 목적지도 모른 채 떠밀리듯 말이예요. 소금처럼 꼭 필요한 사람이 되고자 불태웠던 의지는 이젠 덩어리에서 가루라도 돠자는 마음으로 희미해졌어요. 산천 경계 좋고 바람 시원한 곳 희망의 나라는 어디 있을까요?

지금의 이런 감정이나 상황들이 절망이거나 희망이 사라졌다고 좌절하진 않아요. 밀릴 땐 철저히 밀리고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이 있지요. 강하면 부러지고 악으로 버티면 버티던 쪽으로 넘어지기 쉬우니 움츠러드는 삶의 순간 움츠릴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어디선가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삶은 도전이라고 봐요. 도전의 의지가 반복되는 일상과 좋지 않은 조건 또 스트레스로 인하여 약해져 버린 지금 제가 쓴 이글을 읽고 또 읽으며 다시 한번 도전과 감동을 찾으려 노력해 볼까 합니다. 누구나 꿈을 꾸고 도전하지만 그 강약은 내 맘대로 조절할 수 없다고 봐요. 시원찮은 사람이고 싶은 사람 없을 거예요.

하지만 현실앞에선 깊은 한숨을 내쉴수도 있잖아요. 그런 순간이 지금이라면 결코 대단하지 않은 이글이 계기가 되었으면 해요. 지금의 저처럼 스스로 계기를 만드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타인의 계기가 자극적인 촉매제 역할이 되어 긍정적이고 감동적인 삶에 도전이 시작되길 바라 봅니다.

2013년 칭찬도 하고 후회도 하고 아쉬움과 미련도 남겠지만 돌아갈 수는 없잖아요. 그럼 우리 다함께 여기까지만 생각하고 남은 시간 한해 마무리와 다가올 내년을 준비해 보자구요. 도전하는 삶이 가장 행복한 삶이라는 것 다시 한번 강조하면서 저와 여러분 모두 계기를 만들고 얻고 가시는 시간이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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