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폭행사건, 보충수업 논쟁속 교육위원은 ‘외유중’

학부모대표 진옥경 교육위원, 사면초가에 ‘홀로서기’

충북도교육위원회 홍일점인 진옥경위원이 또다시 흔들리고 있다. 동료 교육위원과 특정지역 학교운영위원장협의회가 화살을 겨눴고 일부 지역언론에서도 목표사격을 가하고 있다. 주변으로부터 전방위적인 ‘이지메(따돌림)’를 당하고 있는 형국이다.

지난해 시민사회단체의 지지후보로 출마해 여성 최초로 도교육위원에 선출된 진위원은 보수적인 교육계 풍토와 권위적인 남성 교육위원들의 틈바구니에서 적지않은 ‘고난’이 예상됐었다. 예상대로(?) 지난 2월 학교급식지원조례 청원 부결건과 관련 동료 교육위원들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징계심사소위에서 경고처분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학교급식조례제정운동 충북본부는 최근 학교급식조례제정을 위해 주민들로부터 받은 주민서명서 2만3000부를 충북도에 접수시켰다. 충북도는 서명서의 주소지 일치 작업과 조례심의를 거쳐 문제가 없으면 8월께 도의회에 상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경기도는 지난 11일 국내 농업을 보호하고 학생들에게 우수한 식품을 공급한다는 의미에서 국내산 농산물을 학교급식에 사용하도록 조례에 명시키로 했다. 과연 학교급식지원조례에 관한 진위원의 주장이 부당한 것이었는지 재평가할 대목이다.

하지만 경고처분후 4개월만에 다시 동료 교육위원들은 진위원의 징계를 소리높여 외치고 있다. 지난 10일 인터넷 ‘청주기별’에 공개된 진위원의 글을 문제삼고 나섰다. 도시지역 중학교 보충수업 실시를 주장하는 도교육위원들의 결의문 채택을 비판한 내용이 또다시 시비거리가 된 것이다. 학교운영위원장협의회와 학교어머니회가 보충수업 중단에 반대입장을 밝히고 동료 교육위원들이 결의문을 채택한 상황에서 단기필마로 반대 깃발을 든 진위원의 속내는 무엇일까. 최근 사태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정리한 답변서를 통해 진위원의 목소리를 담아본다.

하지만 아쉽게도 다른 도교육위원들의 반론은 취재할 수가 없었다. 지난 14일 미국,멕시코,쿠바,캐나다 4개국을 방문하는 10일 일정의 해외연수를 떠난 상태였다. 학교폭행 사건으로 학부모가 구속되고 교사가 고발당한 상황에서 다른 6명의 교육위원들은 외유 길에 올랐다. 0교시 수업, 보충수업 찬반으로 교육계가 술렁거리는 상황에서 6명의 교육위원들은 중학교 보충수업 실시 결의안만 채택한 채 모두 자리를 비웠다.

지난 17일 옥천에서 인간교육실현학부모연대 주최로 옥천 ㅇ초교 교장실 폭행사건에 대한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회견장에는 ㅇ초교 자모회 전 임원들과 진옥경 교육위원이 참석했다. 회견에 앞서 진위원은 지난달 29일 ㅇ초교 방문 경위와 학부모 구속사태 수습을 위해 나섰던 과정을 밝힌 글을 공개했다. 해당 글은 수일전 옥천군학운위원협의회가 진위원에게 보낸 공개질의에 대한 답변서 형식이었다.

진위원은 5월 29일 ㅇ초교 방문 배경에 대해 당일 약속된 옥천상고를 방문한 자리에서 교장이 ‘ㅇ초교 교장이 기다린다’며 방문을 권유했다고 밝혔다. 이에대해 옥천상고 교장은 “당일 아침일찍 군교육청 관리과장이 진위원이 옥천상고 방문 이후 ㅇ초교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전화연락을 해 주었기 때문에 미리 알고 진위원을 만났을때 그렇게 얘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진위원의 ㅇ초교 방문계획은 이미 군교육청을 통해 ㅇ초교 교장에게도 사전에 전달것이며 ‘예고도 없이 방문했다’는 일부 주장은 사실과 동떨어진 것으로 판명됐다. 또한 당초 ㅇ초교 교장실에서 학교장, 교육청 관리과장과 대화를 나누던 중 학교 아버지회, 학운위원 등 2명이 참석했고 더늦게 학운위원장까지 합석하게 됐다는 것. 진위원은 학부모의 구속사태까지 악화된데 유감을 표하고 탄원서 제출등 원만한 수습안을 제시했다는 것.

이때 뒤늦게 합석한 학운위원장이 사태의 배경에 대해 재차 설명하려 하자 진위원이 말을 막았고 언성이 높아지는 상황이 벌어졌다는 것. 결국 진위원은 마무리 정리과정도 없이 자리를 털고 일어섰고 학운위원장은 차량을 세우려고 시도하기도 했다는 것. ㅇ초교 학운위원장은 “내가 목소리가 좀 큰 편인데, 상황설명을 하려 하니까 ‘더 들을 필요가 없다, 왜 큰소리로 그러느냐’는 식으로 말을 끊었다. 나이도 나보다 어린 사람이 나를 무시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화가 났던 것이다. 내가 폭행사건 현장에 있던 사람인데, 내 말을 안듣겠다는 것이 말이 되는냐”고 항변했다.

참교육학부모회 임원인 진위원은 지난 5월말 ‘인간교육실현학부모연대’측으로부터 ㅇ초교 교장실 폭행사건의 왜곡된 부분에 대해 제보를 받았다는 것. 인간교육학부모연대는 ㅇ초교 자모회 임원들로부터 학교장의 독선적 학교운영에 대한 전화상담을 받고 학교측에 공식 질의서를 보낸 단체다. 이를 빌미로 교장실 폭행사건이 벌어졌기 때문에 학부모연대측은 사건의 전개과정을 소상하게 알고 있었다.

결국 해당 학부모가 구속되는 최악의 상황으로 번지자 진보적 성향의 진위원에게 연락을 취한 것으로 추정된다. 진위원은 답변서에서 ㅇ초교 사건의 수습을 위해 교육감, 교육장, 감사과장에게 조정역할을 부탁했으나 공염불이었고, 교육위원회도 사건발생 2개월이 지나도록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는 상황이었다. 결국 진위원이 직접 학교를 방문하자 뒤늦게 교육위원들은 “일선 학교 방문시 사전 보고 규정을 어겼다”며 몰아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진위원은 답변서의 맺음말에서 옥천 ㅇ초교 사건은 “(상대적 약자인)학부모가 극단적 행동을 하기까지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가라는 평범한 물음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결과만이 중요하고 근본 원인이나 과정은 상관없다는 식의 견해에 그 누가 동의하겠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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