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교통‧동양교통노조, 위원장 부부등 22명 동남아관광
‘시민불편 끼쳐놓고’ 비난 쇄도…회사 경비지원 의혹도

▲ 환승거부사태를 주도했던 한국노총자노련충북지부와 청주교통, 동양교통 노조위원장이 부부동반으로 해외여행을 떠나 빈축을 사고 있다. 사진은 환승거부 현수막을 부착한 청주교통 소속 시내버스.

청주시의 시내버스 지원금 환수조치에 반발해 지난 달 25일부터 27일까지 3일 동안 환승거부와 구간요금제를 부활했던 한국노총버스노조가 부부동반으로 호화 해외여행을 떠난 것으로 확인돼 물의를 빚고 있다.

버스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충북지역지부(지부장 민승화, 이하 자노련충북지부)는 12월 5일 동남아 일대 7박 8일 일정으로 동남아 해외여행을 떠났다.

자노련 해외여행 일행에는 지난 달 환승거부 사태를 주도했던 청주교통과 동양교통노조 위원장 부부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자노련충북지부는 지난해와 2010년에 이어 이번 해외여행은 산업연수 및 교통선진지 시찰 명목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자노련의 해외 연수 때마다 여행경비의 출처와 관광 논란이 발생했다.

자노련 소속 모 운수회사 전직 노조위원장 K씨는 “임기 3년 중  4번 정도 해외 여행을 다녀왔다”며 “여행지는 동남아와 유럽 등이었다”고 말했다. K씨는 “부부 동반으로 세 번 갔는데 부인은 자노련 운영비로 받았고 나머지는 회사로부터 받았다”고 설명했다.

또 산업연수 명목으로 되어 있지 않냐는 물음에 대해서는 “관광으로 간 것이지 교육을 받은 적은 한 번도 없다”고 회상했다.

산업연수는 구실 일 뿐  실상은 해외여행이라는 것이다. K씨는 “산업연수를 가는데 왜 부부 동반으로 가겠는가. 말장난에 불과하다”며 말했다.

자노련충북지부가 진행하는 산업연수가 관광성 이라는 의혹뿐만 아니라 사용자에게 유리한 협약을 체결해주고 그 대가로 경비를 지원받았다는 ‘대가성’의혹도 단골로 등장한다.

올 6월에도 이 같은 의혹이 버스 노동자들에 의해 제기됐다. 의혹을 제기한 이들은 “비정규직 채용 합의 등 회사의 입장에서 단체협약을 체결해 준 것에 대해서 회사가 고마움의 표시로 노조위원장들을 해외여행을 보내줬다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본보는 이러한 의혹과 관련해 회사가 경비를 지원해준 일부 정황을 포착하고 관련 자료를 공개했다.

본보가 입수한  모 시내버스의 회계 장부에는 2012년 10월 24일 노조대표자 해외연수비로 396만원을 지출했다고 명시돼 있다. 이 시기는 이들이 해외여행을 떠나기 직전에 해당한다. 이 회계장부대로라면 버스회사가 임단협 직후에 노조위원장의 해외여행 경비를 지원해줬다는 의혹은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

회사가 여행경비 지원했을수도

일부 버스 노조원들은 이번 여행에도 여전히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청주교통의 한 노조원은 “매년 관례대로 해왔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 아니겠는가”라며 “환승거부 배후에는 회사가 있었다는 건 다 아는 사실이다.
당연히 회사가 보태줬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동양교통의 한 노조원도 “환승 거부를 말리는 회사 임직원은 하나도 없었다. 노조가 환승거부 종료를 하자마자 회사가 문자로 이 사실을 통보했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를 위해 환승거부까지 했는데 여행경비를 당연히 지원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이런 의혹이 사실로 판명되면 자노련충북지부의 도덕성은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청주시와 버스사업주간의 결정사항인 버스요금에 대해 아무런 권한도 없는 노조가 임의로 요금제를 변경하고 환승거부를 한 것에 대한 시민들의 비난 여론이 거센 가운데 부부동반 해외여행 소식이 알려지자 시민들은 거센 불만을 터뜨렸다.

복대동에 거주하는 시민 이 모(45)씨는 “노조가 사과라도 한번 했는지 묻고 싶다. 불편은 다 끼쳐놓고 해외여행을 갔다니 화가나서 말도 잘 안나온다”고 비난했다.

가경동에 거주하는 시민 신 모(41)씨도 “지원금은 우리가 낸 세금인데 그 돈으로 해외여행을 갔다면 다 퇴출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버스회사와 자노련충북지부는 뚜렷한 해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자노련충북지부의 설명을 듣기 위해 전화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다.

해외 여행에 참석한 청주교통 양구석 위원장은 “해외여행이 뭐가 문제냐”며 짧게 답변했다.

청주시내버스 공동관리위원회 관계자도 “아는 바가 없다. 우리는 지원해 주지 않았다”고 짧게 설명했다.
청주시도 별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을 보였다. 김종욱 도시교통과장은 “노조의 해외여행에 대해 시가 이렇다 저렇다 거론할 입장은 못 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노총 자노련충북지부 소속 청주시내 버스 노조위원장들은 회사로부터 일반노동자들보다 약 매월 150여 만원 가량 더 지급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타임오프, 노조 특혜의혹에도 불구하고 청주시내버스 업계는  임금 산정일수를 늘리고 위원장에게만 적용되는 수당 등을 신설해 이같은 노조위원장에 대한 특혜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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