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시 수안보 화상경마자 유치 동의 보류, 전국 4곳 추진 모두 무산

충주시가 수안보 화상경마장 유치작업에 일단 제동을 걸었다. 지난달 29일 한국마사회의 사업신청서 마감 기한에 시행사인 ㈜유토피아가 서류를 내지 못했다.

충주시가 사업신청 필수서류인 지자체 동의서를 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화상경마장이 사행성시설이라는 인식이 높아지면서 시민사회단체 반발이 심해 충주시도 여론동향을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수안보 지역 음식·숙박업소 업주들은 유치위원회를 구성, 앞장서고 있지만 시내지역의 여론은 만만치 않다. 화상경마장은 명칭 변천사를 보면 고단한 이력(?)을 짐작할 수 있다. 첨엔 누구가 알기쉽게 화상경마장이었다. 하지만 경마장의 어감이 안좋았는지 장외마권발매소로 바뀌었다. 올핸 범위를 넓혀 말문화복합레저센터로 이름 붙였다. 화상 경마장 이외에 승마장, 말박물관 시설을 곁들여 복합단지로 꾸미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이름바꾸기 변장이 잦은 이유는 사회적 인식의 악화로 저변 확대가 어려워졌다는 반증이다. 이번 충주 수안보 유치과정에서 찬반논란이 분분했지만 단순한 통계로 알 수 있다. 한국마사회는 지난 3년 동안 전국에서 4곳의 장외마권발매소를 확장 이전하려고 했지만, 아직까지 문을 연 곳은 없다.

용산 장외마권발매소는 서울시까지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고, 충주시는 보류된 상황이고 상권이 침체된 경주 보문단지가 장외마권발매소를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왜, 한국마사회는 여론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장외마권발매소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을까?

헌재 전국 장외마권발매소 1년 매출액은 약 5조6000억원으로 한국마사회 1년 매출액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경마장 수입은 뒷전이고 화상경마장이 주수입원이 된 셈이다.

하지만 화상경마장의 치명적인 약점은 중독성이다. 문화관광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도박중독을 초래할 가능성이 경마장은 39.4%지만, 화상경마장은 72.9%에 이른다. 옥외 경기장에서 펼쳐지는 경마는 레저가 될 수도 있지만 실내 화상경마는 도박으로 빠질 위험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또한 경마 이용객들 대부분 월평균 100만원 이상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용객의 52%가 월평균 소득 300만원 이하로 조사돼 저소득층의 경제적 빈곤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2008년 사행산업건전발전 종합계획 자료)

또한 마사회가 내세우는 말산업육성사업도 그 속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전국 승마장 대부분이 적자운영을 하고 있다. 마사회는 돈이 되는 화상경마장은 직접 관리하고 적자인 승마장은 자치단체로 운영을 위탁하려 하고 있다. 화상경마장 주변의 음식·숙박업소 활성화에 대한 기대도 신중해야 한다. 전국 대부분 도심 화상경마장의 경우 배팅에 빠진 이용자들이 건물내 음식점 편의점을 주로 이용한다는 점이다. 아울러 화상경마장은 금, 토, 일 3일만 운영한다는 점도 간과해선 안된다.

한편 수안보는 지명도 높은 온천관광지라는 특성상 관광객 유치 측면의 긍정적 효과도 기대된다. 또 승마장, 경마공원 등을 통한 관람객 유치도 가능하다. 하지만 화상경마장은 이미 전국 32곳에 달한다. 인구가 밀집된 서울 및 수도권에 24곳이 있고 지방은 6개소(부산 2곳, 창원, 광주, 대전, 천안)다. 이미 가까운 대전, 천안에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충북 주변지역 방문객을 유치하기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결국 충주시민 또는 충북도민이 이용자가 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지역경제 활성화는 결국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식이라는 지적이다. 결국 재주는 지역에서 부리고 돈은 서울 마사회가 챙겨가는 꼴이 될 것이다. 충주시의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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