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대리기사 권정호 씨 “불법근절 주춧돌 될 것”

낮에는 택시기사로 밤에는 대리운전을 하는 권정호(46)씨는 세 아이의 아빠다. 그의 하루 일과는 청주지방법원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는 것으로 시작 한다.

그가 1인 시위를 하는 이유는 택시업계에 만연한 사납금제을 근절하기 위해서다. 사납금제는 현행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서 불법으로 규정돼 있지만 대부분의 회사들은 사납금을 받고 있다.


이렇게 광범위하게 퍼진 사남금제지만 그동안 무너질 틈이 없는 완벽한 성 같았다. 하지만 올초 청주시가 사납금제를 시행하는 청주시 관내 20여개 택시회사에 과징금 500만원을 부과하면서 권 씨에게도 희망이 생겼다.
조금만 더 가면 월급도 없는 택시기사가 아니라 남들처럼 고정급여를 받을 수 있다는 희망이 꿈틀거렸다.

그래서 권 씨는 법원 앞으로 1인 시위에 나선다. 청주시 20여개 택시회사가 청주시를 상대로 해서 낸 ‘과징금 취소 청구소송’에 대해 법원이 택시노동자들의 꿈을 지켜달라고 호소하는 것이다.

이와는 별개로 권 씨는 세 아이의 미래를 위해 낮에는 택시기사, 밤에는 대리기사 일을 한다. 사납금을 거부하는 그에게 공민교통은 하루 4시간만 근무를 시킨다. 그렇게 해서 권 씨가 받는 임금은 채 수십만원에 불과하다.

세 아이의 가장인 그에게 이 돈은 턱없이 부족하다. 그래도 권 씨는 회사와 사납금제에 굴복하기 싫었다. 그래서 대리기사 일을 시작했다. 그렇다 보니 몸은 언제나 천근만근이다.

동료들도 큰 힘이다. 청주시내 조합원이 고작 수십명에 불과하지만 노조에 대한 자신감은 매우 크다.
권 씨는 “남들 눈에는 우리가 한 줌의 작은 무리로 보이겠지만 나중에는 택시업계의 불법을 근절하는 주춧돌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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