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는 아는가. 진정 사랑이 무엇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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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아는가. 진정 사랑이 무엇인지…
  • 충북인뉴스
  • 승인 2013.11.22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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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대한 잘못된 생각과 환상 일깨워주는 벨 훅스의 <사랑의 모든 것>
민경자
前 충남여성정책개발원장

‘사랑’의 여러 모습을 보고 이에 대한 담론을 들을 때마다 혼란스러울 때가 많았다. 가정내 자식과 아내에게 폭력을 가하면서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랑과 폭력이 함께 간다? 여성과 남성은 너무 다르기 때문에 소통하기 힘들다고 하면서 끊임없이 낭만적 사랑을 노래한다. 그럼 소통없는 사랑이 아름답다? 사랑은 여성이 하는데 이에 대한 이론과 담론은 여성과 감정소통이 안되고 일상생활에서 사랑에 관심도 없고 실천도 하지 않는 남성이 만들어낸다.

그럼 남성이 사랑의 전문가다? 사랑은 느낌, 감정이고 감정은 통제할 수 없는 본능이라고 한다. 그럼 사랑은 ‘어쩔 수 없는’ 것이며 노력해서 얻는 것이 아니다? 사랑은 ‘빠지는 것’이라고 한다. 그럼 빠짐에서 나오면 사랑은 끝난 것이다? 이 모든 말들, 과연 그런가. 사랑에 대한 배신과 실망을 두려워하며 ‘사랑은 불가능하다’고 사랑에 냉소적인 젊은이들이 과연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인가?

벨 훅스의 2000년 저작 <사랑의 모든 것(All about love)>은 이에 대한 답을 자신의 경험(직접, 간접)과 이 분야의 권위있는 저자들의 연구를 인용하며 제시하고 있다. <사랑의 모든 것>으로 번역된 이 저작은 사랑에 대한 잘못된 생각과 환상이 이성간, 가족간 사랑을 불가능하게 하고 있으며 그 배후에 자본주의와 가부장제의 권력관계가 공고히 존재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흑인운동가이며 여성운동가로서 미국 전역을 돌며 인종차별과 성차별 반대운동을 하고 있는 벨 훅스는 자본주의와 가부장제적 지배관계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사랑은 불가능하다고 한다.

▲ 제목: 사랑의 모든 것 지은이: 벨 훅스 옮긴이: 이영기 출판사: 책읽는 수요일
인류 문화사적으로 가부장제를 벗어난 적이 없기 때문에 인류가 경험한 사랑은 전통적 성역할에 근거한 낭만적 사랑뿐이었다. 그리고 그 사랑 속에서 남성과 여성은 진정한 소통 없이 기껏해야 ‘빠졌다 나오는’ 사랑에 목매야 했다. 남성에 의해 만들어지는 다양한 문화양식(문학, 미술, 음악, 영화 등)은 가부장 사회에서 ‘남성성’을 유지하고 여성과의 지배-복종 관계를 유지 강화하고자 하는 남성들에 의해 재생산되어 왔다.

이렇게 사랑은 젠더화되어 왔고 이 과정에서 위대한 남성들이 우리에게 해준 사랑에 관한 그 많은 말이 현실에서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것을 점차 많은 사람들이 알아가고 있다.

사랑에 대한 고정관념 버려라

저자는 사랑이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 사랑에 대한 우리의 생각이 올바르지 않기 때문에 제대로 된 사랑을 할 수 없다고 말한다. 또한 우리 문화에서 너무나 많은 사람이 사랑이 무엇인지 모르고, 더 나쁜 것은 우리 문화가 성별역할이나 사랑에 대한 고정관념을 그대로 수용하여 사랑이 부족한 현실에 적응하도록 부추긴다는 것이다. 그리고 애석한 것은 여성들이 사랑의 부재에 대한 아쉬움을 남성이 만들어낸 낭만적 환상으로 달래며 자신은 물론 관계, 세계에 대한 변화에 아무런 기여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스콧 펙이 <아직도 가야할 길>에서 내린 사랑의 정의에 따라 사랑을 ‘자기 자신이나 다른 사람의 정신적인 성장을 위해 자신의 자아를 확대하려는 의지’로 개념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사랑은 느끼는 것이거나 본능적인 것이 아니라 의지적 행위이다. 그는 말한다.

“우리가 진정으로 사랑하려면 사랑을 구성하는 요소 (보살핌, 호의, 인정 존경 헌신, 믿음, 정직하고 솔직한 대화)를 혼합하는 것을 배워야 한다.” 특히 결혼한 성인은 교육을 통해 이런 것들을 배워 자식에게 진정한 사랑을 줄 수 있는 부모가 되어야 한다. 저자는 비단 가족에서 만이 아니라 사회정의를 위한 모든 운동과 공공정책에서도 사랑의 윤리가 강조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저자는 여성들에게 사랑에 빠질 때 느꼈던 고통을 반복하며 자신을 기만하는 어리석음을 경계하라고 강조한다. 또 남성들에게는 공적 영역에서 성 평등을 지지하면서도 여전히 여자가 엄마 같이 자신을 보살펴주기를 바라며 ‘어머니가 가장 중요한 여성으로 남아 있는 심리적 발전 상태에 머물러 있는 것’을 경계하라고 말한다. 그리고 “남성들이 자기 마음속에 있는 것을 털어놓을 줄 알아야 하고, 진실을 말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남녀 모두에게 말한다. 사랑을 알려면, 우리 삶에서 볼 수 있는 온갖 형태의 성차별주의적인 사고방식에 대한 집착을 단호히 끊으라고. 건설적인 투쟁과 변화를 향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또 서로에게 늘 정직하고 솔직해야 통찰력 있는 대화가 가능하다고. 자, 이제 다시 사랑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 책을 읽으며 고민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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