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도박시설 충북 전역에 악영향” 전면 백지화 촉구
수안보 주민 “침체된 관광 발전 위해 반드시 추진돼야” 반박

충주시 수안보에 들어서려는 말 문화 복합레저센터를 두고 주민 간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서면서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마권장외발매소(화상경마장) 유치와 관련해 지역경제에 도움이 빈약하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 충주에코폴리스 개발과 관련 일부 언론의 '국방부의 부지변경 요구' 보도에 대해 공군 제19전투비행단은 보도자료를 통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사진은 기사의 특정사실과 관련 없음)

화상경마장 유치반대 충주시민연대(대표 어경선)와 충북 시민사회단체 대표자 359명은 최근 충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역사회를 파탄 내는 화상경마장 설립을 결사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부도덕한 욕심으로 추진되는 경마장 등 도박시설이 더는 설치돼서는 안 된다”며 “충주시가 유치하려는 화상경마장 계획 자체를 전면 백지화하라”고 주장했다.

이어 “도박장 유치가 관광사업을 절대 육성할 수 없다”며 “충주시와 이종배 시장은 임기 동안 단기적인 성과 만들기에 급급해 일을 그르치지 말라”고 지적했다.

또 “화상경마장은 레저스포츠산업이 아닌 사행산업으로 도박중독자 양산 등 심각한 사회문제를 양산하고 있다”며 “충주시는 시민사회단체,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장기적이고 환경 친화적인 관광산업육성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연대 측은 수안보의 화상경마장 유치가 충주뿐만 아니라 충북전역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 전망했다.

이들은 “화상경마장이 유치되면 괴산과 음성, 제천과 충주는 직격탄을 맞을 것이 뻔하고 그 파장은 증평, 청원, 청주에까지 미칠 것”이라며 “진정으로 승마산업 육성을 원한다면 화상경마장 유치를 포기하는 것이 맞다”고 피력했다.

이들은 화상경마장 유치로 큰 고통을 겪는 다른 지역 사례를 들면서 “후회할 일을 만드는 잘못을 범하지 말라”고 주문했다.
시민연대 등은 “순천시는 7년의 투쟁 끝에 지난해 9월 순천 화상경마장 사업계획 철회라는 성과를 거뒀다”며 “광주광역시 동구와 서울 용산구 주민은 화상경마장 폐쇄 또는 이전을 요구하는 실정”이라고 역설했다.

이들은 현재 충주시민 등 3400명의 반대서명을 받았으며, 이 서명을 충주시장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유치 지역, 사회문제로 고통”

반대목소리가 높아지자 수안보 주민들로 구성된 수안보 말 문화 복합레저센터 유치추진위원회(회장 최지원)가 반박에 나섰다.
추진위 역시 기자회견을 열고 “말 문화 복합레저센터가 반드시 추진돼야 침체한 수안보 관광발전의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유치 찬성입장을 밝혔다.

추진위는 “수안보 온천은 1980~1990년대 절정기 이후 쇠락의 길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이랜드그룹의 수안보 투자와 함께 수안보가 옛 관광지로서 명성을 회복할 기회를 말 문화 복합레저센터에서 찾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사업주가 한국마사회에 공모 신청하려는 것은 올해 처음으로 추진되는 공원형 장외발매소”라며 “건물만 하나 지어 마권장외발매소를 운영한다면 마사회의 심의 통과 가능성조차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경마는 도박성을 지난 갬블사업 중 레저스포츠의 성격을 가장 많이 지니고 있다”며 “국민의 여가선용 등 공익의 목적도 함께 지니고 있고 이를 통한 수익금은 축산발전과 농어민 복지증진, 사회복지 등 다양한 사업에 쓰인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취할 것은 취하고 문제가 되는 것은 해결책을 세우는 것이 옳다”며 “수안보 주민들은 찬성 입장으로 지역경기가 바닥인 상황에서 유치가 안 되면 반대 입장 측에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할 방침”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앞서 수안보면에 말 문화 레저센터를 추진 중인 특수목적법인(SPC) ㈜유토피아가 기자회견을 열고 “충주에 말 문화 레저센터가 들어서면 충주시는 연간 20여억 원의 세수입을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세수입 ‘뻥튀기’ 논란

이 같은 지방세 규모는 그동안 충주시가 주장한 연간 100억 원 이상의 세수가 확보돼 지역발전에 큰 보탬이 된다는 것과 차이가 나 논란이 일고 있다.

시민단체 등은 지방세수 확충에 대해 ‘허수’라고 지적하면서 “충주시가 연간 100억 원의 지방세수를 확충하려면 3500억 원의 매출이 발생할 때 가능한 일”이라며 “천안의 경우 2009년 연매출액 2450억 원으로 연 지방세수 68억 원을 올렸다”고 했다.

결국 사행성 논란에도 충주시가 레저센터 유치에 적극적이었던 이유인 ‘지방세수 100억 원 확보’라는 명분이 퇴색된 것이다.

어쨌든 주민 갈등 속에 유토피아는 지난 9월까지 말 문화 레저센터 부지로 수안보면 온천리 일원 3만 9614㎡를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오는 29일 한국마사회에 공모 신청할 계획이다. 레저센터의 최종 결정은 농림축산식품부에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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