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영 사회문화부 차장

▲ 박소영 차장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가 40일간의 일정으로 끝났다. 단위 사업 치고는 청주시에서 가장 큰 규모의 예산이 들어가는 축제다. 국비 25억, 시비 25억과 입장료 수입 등을 포함한 자부담 20억원 등 총 70억원으로 행사를 꾸린다. 올해로 8번째 행사가 열렸다. 1999년부터 시작했으니 횟수로는 14년째다.

베니스비엔날레는 118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베니스비엔날레 자체가 모든 비엔날레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 최초의 비엔날레를 100년 전에, 그것도 당시 시장이 베니스 관광활성화를 위해 기획했다는 점이 놀라울 따름이다.

베니스의 긴 역사에 비해 청주의 역사는 정말 짧지만 해마다 성장해왔다는 평가다. 이는 타 지역 비엔날레와 비교해 봤을 때도 드라마틱한 성장을 해온 것은 맞다. 그 점이 위안이 된다.

아트피플은 2년마다 열리는 베니스 비엔날레에 어김없이 모인다. 사전 공개 행사 때 언론인만 2만명이 모인다고 하니, 거대한 현대판 사교장인 셈이다. 그 판에 끼는 것 자체가 유의미한 것이다. 이미 가장 정치적이면서 사교적인 장이 된 베니스 비엔날레는 앞으로도 계속 역사이자 전통으로 남을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베니스 비엔날레조차 고민하고 있는 것이 바로 커뮤니케이션이고, 시민들을 위한 다양한 미술행사라는 조직위 관계자의 설명을 들으니 좀 당황스러웠다. 평가 또한 베니스에 살고 있는 시민들이 참여한다고 한다. 베니스 시민 보다는 전세계에서 오는 예술관광객에 대해 초점이 맞춰질 것 같았는데 답은 예상 밖이었다.

베니스 비엔날레 조직위원회는 베니스에 살고 있는 시민들이 미술을 어렵게 느끼지 않기 위해 슈퍼마켓에 찾아가서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설명회를 갖는 등 다양한 행사를 마련하고 있었다. 베니스 시민들에게 입장료를 할인해주는 것은 기본이었다.

베니스 비엔날레는 주제관과 국가관이 있는 자르디니와 아르세날레 역 외에도 곳곳에 미술행사가 마련된다. 미술에 관심이 없더라고 베니스 시민들에게 비엔날레는 언제나 자랑꺼리라고 했다.

베니스의 대중적인 교통수단은 바포레토다. 바포레토 이용권에는 베니스 비엔날레 포스터가 새겨져 있다. 베니스의 대표적인 산타루치아 역 앞에 베니스 비엔날레 홍보관이 있는 것도 눈에 띄었다. 홍보관에는 베니스 비엔날레에 대한 정보 및 입장권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해 놓았다. 관광지 곳곳에 의자처럼 앉아서 쉴 수 있는 비엔날레 부스가 마련돼 있는 것도 관광객의 동선을 고려한 홍보 방법이었다.

다시 청주로 돌아가서 생각해보면 과연 시민들은 이 행사에 얼마만큼 참여했는가 되돌아보게 된다. 조각보 프로젝트를 대대적으로 펼쳤지만 지금쯤 시민들 마음에는 어떤 것이 남아있을 까 싶다.

이벤트가 아닌 지속가능한 미술 축제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까. 청주비엔날레가 70억원이 들어가 있는 행사인데 폐막과 함께 너무 쉽게 이 행사를 잊는 것 아닌지, 잊히게 되는 건 아닌지 되돌아봐야 할 것 같다. 또한 축제 평가에 있어 세금을 낸 청주시민들은 과연 참여하고 있을까 의심스럽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