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옥균 경제부 차장

▲ 오옥균 경제부 차장
수 개월 전 보수단체인 남성연대 성재기 대표가 사망했다. 개인적으로 이를 두고 자살이라고 해야 할지 사고사로 봐야 할지 모르겠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온 우리사회에 만연해진 생명경시 풍조를 확인한 사례라는 것이다.

남성연대의 재기를 위해 1억원을 빌려달라는 요지로 한강에 뛰어든 사람이나 이를 퍼포먼스로 인식하고 지켜본 사람이나 자신의 생명이든 남의 생명이든 너무 가볍게 여긴 것이 아닌가 싶다.

연예인이 자살했다는 보도가 나오면 자살자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모방 자살이 늘어나는 것이 우리 사회의 현주소다. 자살을 결심하는 사람의 심정이야 오죽하고, 힘없는 서민을 자살로 등 떠미는 사회에 대한 비판도 필요하지만 이 모든 것에 우선돼야 하는 것은 사람의 목숨이다. 목숨먼저 구하고 볼일이다.

충북의 자살률은 강원도와 충남에 이어 전국 3위다. 충북의 자살률이 왜 전국에서도 높은 것인지 정확한 분석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해결책을 마련하고 자살을 막을 수 있는 길을 마련해야 한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12년 사망원인통계 자료에 따르면 충북도의 자살률은 소폭 감소한 반편 청주시 자살률이 크게 감소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충북도 자살률 통계에서 청주시를 제외하면 충북도의 자살률은 2011년보다 증가했다. 청주시는 유독 자살률이 감소한 요인으로 정신건강증진센터와 자살예방사업 전담반을 구성했다는 것을 꼽았다.

그 이유만은 아니었겠지만 취재 결과 상당한 영향이 있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그렇다면 다른 지역에는 정신건강증진센터나 자살예방사업을 하지 않은 걸까? 정신건강증진센터는 괴산군을 제외한 11개 시·군 모두 있다. 자살예방사업도 시·군별로 진행하고 있다.

청주시와 차이가 있다면 상근 전문의와 전담팀이 구성돼 있다는 점이다. 이 차이 하나는 응급개입 실적에서 확연히 다른 결과를 나타냈다.

나머지 10개 시·군이 올 한해 동안 응급개입한 회수가 44회인 반면 청주시 정신건강증진센터 한 곳이 개입한 회수는 59회에 달한다. 이것이 직접적인 자살자수 감소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면 다른 시·군도 빨리 조치를 취해야 한다. 청주시는 실질적 성과를 나타낸 정신건강증진센터가 더 많이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해줘야 한다.

하지만 청주시는 정부예산이 늘었다는 이유로 지원을 줄일 생각이다. 연간 1억 5000만원 정도의 예산으로 운영되는 전담팀이 완벽하다는 전제라면 가능하다. 그게 아니라면 정부의 지원이 늘어난 만큼 청주시도 함께 확대하지는 못할지언정 줄여서는 안 될 것이다.
최근 충북도는 전국체전 8위 입상에 호들갑이다. 전국 3위의 자살률은 잊은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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