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재료 공동구매와 마을소통공간 준비하는 ‘THE MOIM 더 모임’

▲ 박미라 두꺼비신문 편집장
사회적기업진흥원이 시행하는 2013년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에 선정된 충북지역 7개 팀 중에 ‘THE MOIM 더 모임’이 있다. 이들은 커피의 재료를 공동구매하고 경영컨설팅을 통해 동네카페의 운영을 돕겠다는 의지로 이 사업에 도전했다.

학생시절 어려운 생활을 했던 신백수 컴퍼니의 신백수 대표는 이들의 순수한 열정을 SNS를 통해 알게 되었고 사옥에 작은 공간을 무료로 내주었다. 또 마이너스 통장까지 주어가며 “돈에 구애받지 말고 하고 싶은 일을 맘껏 해보라며“며 이들에게 용기를 주었다. 신 대표는 수익에 대한 일체의 관여나 책임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운천동에 공간을 마련한 이 젊은이들은 돈이 있음에도 실내인테리어를 모두 본인들이 했다. 간판은 주워 왔고 얻어온 의자는 일일이 바느질 한 푹신한 천을 예쁘게 씌웠다. 탁자도 물론 재활용이다. 벽에 붙이는 나무 마감재는 손이 닳아지도록 사포질을 했다. 더 모임의 이정원 대표는 “거의 다 얻어 오고 싸게 사서 사포값이 가장 비싸게 들었다”며 되도록 동네에 있는 상가를 이용했다고 한다.

창업하면 생각나는 것은 비싼 임대료와 함께 인테리어 비용이다. 심지어는 임대료보다 더 들어가는 것이 인테리어 비용인데 그것도 하기 나름이다. 어떤 생각, 어떤 방식으로 접근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또 그것이 차별화가 될 수도 있다.

고인쇄 박물관 건너편 골목길을 따라 100 여 미터를 가니 오른쪽 귀퉁이에 아담한 커피숍과 사진에서 본 주워 온 간판이 보인다. 테이블 3~4개와 의자 몇 개가 있는데 몇 사람이 들어가 앉으면 꽉 찬다.


이곳에 커피숍을 열기 위해 3일 동안 마을을 돌아다니며 시장조사를 한 이정원 대표는 수익이 날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 “저녁이 되면 마을에 4~5명 밖에 돌아다니는 사람이 없었다”며 이곳에 어떤 콘텐츠를 입혀 커피숍과 마을을 연계할 수 있는지가 고민이라고 했다. 문은 열었고 아직까지는 잘 버티고 있다. 새로운 메뉴도 계속 계발 중이다.

이 대표는 “무더운 여름 두 달 동안 마을을 돌아다니며 버려진 물건들을 주워와 닦고 조이고 붙였더니 앞집의 수퍼 할아지는 커피자판기 고장 난 것도 와서 고쳐달라고 했다”며 이웃과 친해진 소탈한 웃음을 짓는다. 9월25일 성화동 주민센터와 함께 한 바자회에서는 수익금 전액을 기부하기도 했다.

고등학교 때는 인생의 목표가 온통 대학이다. 대학에 입학하면 전공을 살려 공부하거나 진로를 정하는 것이 아니라 안전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많다. 대학과 진로와 목표가 달라 헤매고 방황하며 시간 낭비하는 젊은이들을 보면 안타깝다. 중소기업은 사람 구하기 힘들고 대기업은 들어가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꿈을 직업으로 만들기 위해 땀흘리는 이들 젊은이들을 보면 흐뭇한 이유다.

한 쪽 벽면을 글이 새겨진 전구들로 꾸밀 계획을 갖고 있는 이들의 인테리어 계획은 언제 끝날지 모른다. 끊임없이 생각하고 노력하기 때문이다. 수익이 없어도 포기하지 않고 마을의 삭막한 공원을 문화공간으로 변모시킬 꿈을 가지고 있는 이 젊은이들은 오늘도 커피향이 들어간 맥주를 만들며 주민들과 함께할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서의 커피숍을 만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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