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학자들이 떠난 철학여행…'중국 일본 서구가 이해한 노장'
정세근 충북대 교수 주재로 지난 5일 열려

일반인들에겐 여전히, 그리고 너무 어렵다. 일반 학술대회도 그럴진대 철학을 주제로 한 학술발표회니 더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그 누군가는 이 어려운 길을 가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사회의 깊이는 영원히 천박함을 면할 수 없는 때문이다. 물론 그 역할은 학자들의 몫이다.

젊은 철학자들이 충북대에서 모여 고담준론의 철학여행을 떠났다. '중국 일본 서구의 노장/현학 담론의 형성과 전개'라는 학술발표회가 그것.

한국학술진흥재단 인문사회기초연구분야의 중간발표회 형식으로 열린 이번 학술행사는 연구책임자인 정세근 충북대 교수(철학과)의 주재로 지난 5일 오후 충북대 인문대학 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참석한 젊은 철학자들은 '우리 시대의 노장/현학 담론의 형성과 전개 연구팀' 소속.

정세근 교수는 "이번 학술발표회에서는 세 개의 소 주제에 따라서 각각의 논문이 발표되었고, 그에 대한 논평이 이뤄졌다"며 "안재호 충북대 전임연구원이 '현대 신유가의 노장 이해'라는 제목으로 중국의 노장 및 현학 연구 현황에 대해 발표한 데 이어 제 2주제 발표자로 이연승 서울대 강사가 '일본의 도가사상 연구사에 대한 엉성한 스케치', 심의용 충북대 연구원이 '서양인이 바라본 도가(道家·Taoism)'라는 주제의 논문을 잇따라 발표했다"고 말했다.


안 연구원은 중국의 대표적인 현대 신유가들인 풍우란(馮友蘭), 방동미(方東美) 등의 노장에 대한 이해를 개괄한 후 이들의 노장에 대한 이해가 서양(西洋), 중화주의(中華主義), 유가(儒家) 등의 입장에 이뤄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리고 "우리는 어떤 하나의 사조에 좌우되지 않고 모든 사상과 이론을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판단, 그것을 우리의 학문과 사회에 적용하고자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연승 연구원은 근대 이후 일본의 도가 사상 연구를 한학사(漢學史)에서의 연구, 문헌비판을 중심으로 하는 연구, 사상(사)적 연구 등으로 나눠서 역사적으로 개괄하였다. 그런 후 일본의 도가사상 연구에 대한 연구가 우리나라 도가 사상 연구와 연결되어야 할 필요성을 역설했다.


제3주제의 논문에서 심의용 연구원은 서양인들이 도가를 어떻게 이해했는지, 또 그들이 도가 사상을 가지고서 자연과학적, 윤리학적, 철학적인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하고자 했는가를 개괄하였다. 특히 오리엔탈리즘에 대한 서양 학자들의 다양한 시각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였다. 심 연구원은 "우리 자신의 사상적 맥락 속에서, 그리고 우리 사회의 정치적 맥락 속에서 도가 사상을 연구함으로써 우리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논문 발표가 있은 후에는 그에 대한 논평이 이어졌는데 논평자들과 토론 참가자들은 대체로 "중국 일본 서양의 도가(道家) 사상에 대한 체계적인 정리가 인상깊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발표자들이 주장한 도가 사상 등에 대한 연구에 있어서 우리의 사상과 현실을 접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대체로 동의를 나타냈다.


한편 학술발표회 마지막에는 지정토론자인 이재권(충북대), 김백희(충북대) 교수의 주도로 종합토론이 이어졌다.


정세근 교수는 "이번 학술발표회를 계기로 다음 주제로 선정되어 있는 '한국에서의 도가/현학 담론의 형성과 전개'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가 필요함을 공감하게 됐다"고 말했다. (문의 충북대 철학과 043-261-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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