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 보는 시각 넓혀주는 리처드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

권상준 청주대 명예교수

저자는 존 레넌(John Lennon)의 노래 가사('상상해보라. 종교없는 세상을!')처럼 자살 폭파범도 없고, 911도, 런던테러도, 십자군도, 마녀사냥도, 화약음모사건도, 인도분할도, 중동전쟁도, 세르비아와 크로아티아와 보스니아 내전의 대량학살사건도, 유대인을 예수살인자라고 박해하는 것도, 북아일랜드 분쟁도, 속살을 보였다고 채찍질하거나 여자는 운전하면 안된다고 감옥에 보내는 것도, 대형교회를 세습하거나 성전을 매매하는 것도, 고대 석상을 파괴하는 탈레반도, 신성모독죄로 처형하는 행위도 없다고 상상해보라고 말한다.

그는 또 신의 존재가 우주를 창조하는 것과 우주를 이해하는 것 간의 과학적 사유와 연관되는 진실을 인류사와 역사문화를 통해 설명가능한 접근을 보여준다. 문화가 있는 곳이면 종교가 있어왔고 종교의 필연과 도덕적 근거가 종교의 긍정을 표출하는 만큼 인간의 신념이 종교의 영향을 받을지라도 종교가 그렇게 좋은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논증한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세상을 평화와 번영으로 이끌겠다는 현대사회의 정치에서도 종교의 굴레를 과감히 떨치지 못하는 선진국의 사례나 종교적 맹신에 의한 분파적 후진국의 유형도 더듬어보는 혜안을 키울 수 있다. 지성과 덕성을 지닌 교양의 근본은 종교의 피폐와 신앙의 겸허함을 일깨운다.

일신론이나 무신론이나 범신론이나 종교회의론이나 모두가 인간이 만든 틀 속에서 제단하고 지움을 일어내는 우매함을 돌이켜보게 한다. 도킨스가 1986년 저술한 <눈먼 시계공(The Blind Watchmaker>(이용철역, 사이언스 북스)에서 진화론은 세계가 설계되지 않았음을 어떻게 밝혀 내는가의 물음을 갖고 진화와 창조에 대한 논쟁을 불러일으키며 성직자의 열정과 과학자의 가슴으로 생명의 의미 이상을 설명하였던 바, 그로 인해 1995년부터 옥스퍼드대 ‘과학의 대중적 이해 교수’가 되었다.

때론 “신이 사라지면 틈새가 생길 것이고,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그것을 메울 것이다”고 했던 러스킨 교수는 현실 세계의 진리를 찾으려는 노력으로 과학을 정직하고 체계적인 것으로 활용하고 있고 예술과 과학으로 맘껏 그려보는 인간의 노력을 찬미한다. 모두가 마음을 활짝 열고, 정신을 만족시키는 과학의 능력을 살펴 보자고 외친다.

현대과학의 발전은 극세한 미지의 세계와 우주의 창대와 성장의 차원을 초월하는 인간의 상상을 영원으로 이끄는 계절로 달려가고 있다. 우리 모두 망상에 있을지라도 자연과 생명을 고귀하고 아름답게 보는 지혜를 갖는 축복은 아름답고 사랑스런 삶으로 이끄는 힘을 지니고 있음을 알아가기 위하여 한번쯤 시간을 내어 독서하는 즐거움을 갖기를 권해본다.

종교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해보라

▲ 제목: 만들어진 신 지은이: 리처드 도킨스 옮긴이: 이한음 출판사: 김영사
가을이 익어가는 계절은 사색을 영글게 한다. 삶은 무엇이며 세상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이즘이 뒤엉키고 종교가 하늘거리는 등불 앞에 세찬 바람이 불어 꺼져가는 양태는 인류의 가치와 존엄을 언제까지 지켜갈 수 있을는지 자문해볼 수도 있다. 인간의 야성과 지성을 당의정하듯 세상을 이끌어 왔던 이념이나 신념을 돌이켜 보게 하는 시기에 사유를 깊게 만드는 책이 있다.

그 동안 고고하게 신앙, 영혼, 미신 등으로 충만과 축복, 평강과 복락, 믿음과 소망 등의 담화가 뇌리를 스쳐왔으나 진실의 영명한 외침을 논리와 논증으로 통해 지혜를 일깨우는 길잡이가 될 수 있는 저자를 만나는 기쁨이 있다.

바로 1941년 케냐 나이로비 출생 옥스퍼드대 석자교수이며 과학의 대중적 이해를 강의해온 리처드 도킨스( Richard Dawkins)가 지은 <신 망상(The god delusion)>이라는 책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김영사에서 <만들어진 신>이라는 책으로 나왔다. 여기서 사유하는 독서의 기쁨을 얻을 것이다.

또 인간이 사색하며 궁리를 꾀한 결과 과학적 사고를 낳았고 끊임없는 탐구와 지식에 대한 열정은 진리에 더 가까워가는 문화와 문명을 깨우쳐가는 지혜를 얻어갈 수 있다. 이 책은 과학을 보는 시각을 넓히고 문학적 작품으로도 손색이 없는 현대사회의 걸출한 서적이다. 이 책에서 구할 수 있는 지성의 냉철함과 논리의 정연함을 도모하는 예리한 오성을 더듬는 묘미도 있다.

도킨스는 이성적 판단에 기초한 열의를 야기시키며 종교적 비합리성으로 인류의 발전에 심각한 장애를 일으켰던 역사적 사실을 돌이켜 보게 한다. 과학이 종교를 비판하는 것이 도덕적 타락으로 이끌어 가는 진화와 창조의 대립적 수단이 아니라 연민과 사랑, 자비와 은혜, 인자와 후덕 등의 인간 본연적 진선미의 가치와 덕목을 찾는 지름길을 만들고 지성을 통해 냉철하게 깨우치고 있음을 알아야 함을 담고 있다.

고대사에서 현대사회에 이르기까지 전쟁과 쟁투의 처절한 사건들의 역사는 종교가 중심이 되어 온갖 못된 사악함을 낳았던 결과를 일깨운다. 어찌보면 종교가 내세웠던 영원한 평화와 축복이 저주의 처절한 투쟁과 혼란의 양상을 초래했음을 알게 한다. “누군가 망상에 시달리면 정신이상이라 한다. 다수가 망상에 시달리면 종교라 한다(‘로버트 퍼시그’)”. 그 의미를 되새기면 종교없는 세상을 상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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