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흥덕서장 이어 현직 총경 ‘의경 성추행’ 사건 발생… 홍성삼청장 ‘무기한 금주령’ 지시

▲ 28일 오전 A총경에게 성폭행 당했다고 주장한 여성의 기자회견 모습
충북 경찰이 얼굴을 들 수 없게 됐다. 음주운전, 대포차 운행, 보복 폭행 등 사건이 끊이지 않던 충북경찰이 가을에 들어서는 연달아 성추문 사건에 연루 됐다. 일각에서는 기강이 빠진 고위 경찰을 두고 “가을, 색(色)에 빠졌다”는 비아냥도 나왔다.

지난 25일 충북경찰청사에서 진행된 국정감사의 이슈는 단연 음주와 기강해이, 성폭력 사건이었다. 국감 시작과 더불어 홍성삼 충북경찰청장은 이에 대해 사과의 말로 시작했다. 이에 대해 감사반장을 맡았던 이찬열의원(수원장안, 민주당)은 “무엇을 사과하는 것이냐”며 재차 질문을 던졌다. 이 의원은 결국 홍 청장으로부터 “고위 간부의 성폭력 사건에 대해 사과한다”는 말을 끌어냈고 “미리 알아서 사과부터 하시네”란 말로 충북경찰을 비꼬았다.

문희상의원(민주당)은 심지어 “충북 경찰이 유독 술을 좋아하는 이유가 뭐냐?”고 물었다. 홍 청장은 국감자리에서 여러 번 사과하며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하지만 돼 이 약속은 국감이 끝나자 마자 술자리로 이동한 전 청문감사관인 B 총경의 성추문 사건으로 열 시간도 안돼 물거품이 됐다.

본보 취재 결과 B총경은 국감이 끝나자마자 서울 모 경찰서 소속 유 모 의경과 술자리를 가졌다. 1차 이후 극장으로 가 영화를 관람한 뒤 다시 2차 술자리를 가졌다. 시간이 늦었다는 핑계로 B 총경은 유 모 의경을 데리고 금천동에 있는 자신의 관사로 이동해 다시 맥주를 마셨다. 둘은 한 침대에 잠자리에 들었고 이 과정에서 유 모의경은 “B 총경이 자신의 몸을 더듬고 중요 부위를 만졌다”며 26일 새벽 3시 40분 경 112에 신고했다.

경찰의 사건처리 과정도 의아했다. 112센터는 신고 접수 후 용암지구대에 최초로 출동 지령을 발령했다. 하지만 관할 구역이 잘못됐다며 용암지구대에 출동 지령을 철회하고 다시 성안지구대로 출동지령을 바꿨다. 하지만 성안지구대 관계자는 “신고된 장소에 출동했지만 이미 지방청에서 신병을 인계해 우리는 신병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본보는 취재를 통해 이 사실을 파악하고 26일 오후 3시경 충북경찰청 관계자에게 사실 확인을 요청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전혀 모른다”며 사건을 함구했다. 그러다 오후 7시경 돌연 보도자료를 작성해 기자들에게 배포했다.

이 과정에서 충북경찰청장 주재 하에 오후 1시부터 과장급 간부가 참석한 긴급 대책회의를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건을 숨기려고 했던 것 아니냐는 의심이 가는 대목이다. 이 사건은 현재 경찰 내부비리조사팀이 조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 총경도 일부 혐의를 시인했다고 경찰관계자는 전했다.

B 총경의 여파가 가시기도 전에 A 총경의 성폭행 의혹사건이 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28일 오전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은 기자회견을 열어 “경찰수사가 A 총경을 감싸는 편파수사” 라고 주장했다.

이 여성은 기자회견장에서 A 총경이 보낸 문자메시지도 공개했다. A 총경이 보낸 문자에는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빈다” “이번에 승진대상자다. 한번만 봐줘라”라며 잘못을 시인하는 듯 한 내용이 담겨있다. 또 A 총경의 부친과 동생이 자신에게 “아파트를 넘겨 주겠다”며 합의를 시도했지만 “내가 원하는 것은 A총경의 처벌과 사과이기 때문에 이를 거절했다”고 말했다.

당초 “부적절한 관계는 인정하지만 강압은 없었다”고 주장했던 A 총경은 성관계 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나섰다. A 총경이 선임한 변호사 사무실측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관계를 시인한 것이지 성관계를 인정한 것은 아니었다”며 “지난 22일 이 여성을 검찰에 고소했다”고 말했다. 또 “이 여성이 거액의 돈을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양측의 진술이 크게 엇갈리면서 거짓말탐지기 수사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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