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없는세상을만드는충북사람들’ 거리 행동 시작

▲ 정호선·주부
일본 원전사고와 방사능 오염수 유출소식, 방사능 의심 수산물, 밀양 송전탑을 둘러싼 갈등과 투쟁, 국내 원전의 비리와 각종 사고… 연일 터져나오는 핵발전을 둘러싼 기사들에 마음이 무겁고 답답합니다. 이 내용들이 얼마나 중요한 것들인지 후쿠시마 핵사고를 통해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 지역에 ‘핵없는세상을만드는충북사람들’이라는 작은 모임이 있습니다. 이 모임에서 핵발전을 반대하는 거리행동을 시작했습니다.

매주 목요일 12~13시. 이 시간은 우리가 왜 후쿠시마를 기억해야 하는지, 왜 원전이 죽음의 에너지인지 알리고, 탈핵을 열망하며 뜻을 함께 하는 시간입니다.

10월10일 목요일 첫날, 분평동 주민센터 앞에서 6명이 모였습니다. 방사능 급식의 문제를 알리고, 밀양을 알리고, 핵발전을 알리고자 우리는 현수막과 피켓을 들었습니다.

수도권과 대도시의 전력공급을 위해 희생양이 되는 밀양과 같은 지역이 참으로 많습니다. 밀양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8년째 싸우고 계십니다. 이곳 어르신들이 바라는 건 보상도 아니고 그저 그 땅에서 농사짓게 해달라는 것 뿐 입니다. 선조들로부터 물려받은 고향을 지키는 게 그저 바램 일 뿐인 그 어르신들을 짓밟고 거기에 송전탑을 짓겠다는 저 오만함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겁니까?


전기를 많이 쓰는 대도시에, 그리고 핵발전을 칭송하는 자들의 집 앞에 송전탑을 짓지 않는 이유를 밝혀야 하고, 핵발전소가 왜 수도권에서 최대한 먼 거리에 있는지를 말해야 합니다.

방사능 오염수 유출과 수산물의 공포를 이제 언론에서도 심각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올해 6월에 이미 충북의 학부모들이 식품방사능측정기 구입과 안전한 검수시스템 마련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했는데도 충북교육청은 일거에 묵살했습니다. 학부모들이 불안하다는데,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 요구하는데 이런 것이 묵살당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게 참 불행합니다.

그동안 탈핵을 염원하는 많은 이들이 모여 교육도 하고, 영화도 보고 토론의 장도 함께 했습니다. 아는 만큼 실천하고, 느끼는 만큼 행동해야 하기에 이제 거리로 나와서 많은 이들과 함께 하고자 합니다.

첫날 6명이 모였고, 둘째 날은 10명이 모였습니다. 특정한 소속도 없고, 무슨 직책도 없이 한낱 학부모들이자 풀뿌리 시민일 뿐인 사람들이 저 거대한 핵발전을 걷어치우라는 외침을 시작했습니다. 6명, 10명이 시작했지만 이 작은 목소리를 듣지 않는다면 언젠가 반드시 꺼야만 하는 이 정의롭지 못한 원전의 불을 끄고 싶어도 끌 수 없을지 모릅니다.

우리가 사는 삶은 그야말로 눈앞의 ‘현실’입니다. 현실이 위태롭고, 불안하고, 힘겹다면, 그것이 진실입니다. 농사짓게만 해달라는 밀양의 어르신들의 외침이 진실이고, 세슘오줌을 누고 있는 일본 도쿄의 아이들이 핵발전이 만든 진실이고, 방사능으로 오염되고 있는 바다와 그 수산물이 국내로 수입되고 있다는 것이 바로 진실입니다. 이 진실이 거대한 권력의 이해관계속에서 놀이감 취급을 받는다면 여러분은 어떠시겠습니까?

더 이상 핵발전이 만드는 이 끔찍한 현실을, 이 냉정한 진실을 외면하지 말고, 중단하라는 외침은 그래서 꼭 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거리로 나온 이유입니다.

매주 목요일 12~13시. 2주씩 동을 옮겨가며 진행할 계획입니다. 이번 주와 다음 주는 수곡동 사거리에서 합니다. 출발은 작게 시작했지만 더 많은 단체와 사람들이 함께 할 것입니다.

다음카페 “충북탈핵카페”을 검색하고 들어오시면 일정과 정보를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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