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호 전 국회부의장, "충북은 무시당하며 살아왔다"

11일 금요일 오전 10시 15분. 동서울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김종호 전 국회부의장을 만나러 가기 위해서다.총선이 끝난 후 김 부의장에 대한 최근의 근황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지역주민들을 대신해서 나선 길이다.국회 앞에 있는 스카우트건물 2층 사무실을 찾으니 초면임에도 불구하고 김인자 씨와 김광국 씨가 먼저 알아보고 반갑게 맞아주었다. 현재 김 부의장은 세계보이스카우트연맹 명예총재로서 무상으로 증여받은 사무실을 사용하고 있다.김종호 부의장과 문앞에서 인사를 나누고 쇼파에 앉아 먼저 "건강은 어떠세요"라고 물으니 김 부의장은 "완쾌됐다 생각하고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이런저런 대화를 하는 도중에 김 부의장은 "왜 충북에서 국회의장, 총리는 되지 못하느냐"며 "(우리 충북도민은) 그동안 무시당하며 살아왔다"고 역설했다.
이어 김 부의장은 "국회의장과 총리는 영남과 호남에서만 해야 하나, 충북에서도 나와야 한다"며 최근 정치 상황에서 충북의 홀대를 강조하는 의미의 말을 했다.

김 부의장은 현재 회자되고 있는 신행정수도에 대한 국민투표 얘기, 220여개 중앙기관의 이전 논의를 설명하며 충북이 더 이상 손해를 보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평소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시고 취미활동으로 무엇을 하고 계십니까.
"특별한 것이 없어도 식사 후에는 반드시 걷기 운동을 꼭 해요. 그리고 김훈 작가가 쓴 '칼의 노래'를 읽고 있어요."

- 지금 하고 계신 일을 소개해 주신다면.
"14대 국회 때 22개국이 참여한 세계스카우트연맹을 창설하면서 (현재는 102개국이지만) 초대부터 4대까지 총재를 역임했어요. 동양계 인사가 더 이상 맡으면 (발전에 도움이) 안되다고 해서 사임하고 영구명예총재로 활동하고 있어요."

- 지난 17대 총선에서 도중에 출마를 포기하셨습니다. 마음이 변하신 이유가 무엇입니까.
"시대의 변화와 흐름을 받아들이는 것이 옳겠다고 생각했어요. 후회는 없어요. 다만, 7선을 해서 국회의장을 하고 고향을 위해 큰일을 해야겠다는 마음에는 변함이 없어요. 당시에는 젊은 사람과 함께 (선거운동을 위해) 다니는 것이 민망하다고 생각했어요. 시대의 흐름과 변화는 어쩔 수 없어요."

- 지난해 10월 열린우리당 지구당이 창당되고 나서 핵심당원들이 김 부의장을 영입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다고 하던데요.
"지역에서 노력한 것 알고 있어요. 중앙당에 영입인사추진단장, 부단장과 대화를 했어요. 중앙당의 판단이 (내가) 새인물이 아니라고 생각한 것 같아요. 새인물과 연령에 대해서 지금 시대의 흐름에 동의하지 않아요. 생각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해요."

- 6선을 하시는 동안 지역주민과의 정치적인 교감이 있을 것이라고 보는데...
"맞아요. 24년 국회생활을 하는 동안 괴산, 증평, 진천, 음성 그리고 충북의 일에 대해 작던 크던 간에 늘 성심과 성의를 다해 일을 했어요. 그것이 선출직 국회의원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이 부분은 지역주민들이 마음으로 느끼고 이해해 주리라고 믿어요."

- 현재의 정치상황을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국민 모두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었으면 해요. 경제, 안보 등 우리사회의 전반적인 분야에서 불안하다고 느끼고 있어요. 민심이 안정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해요. 최근 정치인들이 상생정치를 주장하는데 못마땅해요. 국민 앞에서 더 진지하게 이야기를 했으면 해요. 말로 정치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 지난 총선에서 충북은 우리당 일색이었는데...
"정치적으로 좋은 현상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다른 당에서도 당선이 됐어야 했어요. 일하기도 어려워요."

- 앞으로 국가와 지역을 위해 하고싶은 일이나 계획이 있으시면 말씀해 주시고 지역주민들에게 인사 한 말씀 해주십시오.
"국가적으로 위기상황이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요. 구국차원에서 어떠한 일이든 국가를 위해 헌신할 생각을 갖고 있어요. 6선을 하는 동안 한국정치의 거목으로 키워주신 지역주민들게 평생 갚을 은혜를 입었습니다. 앞으로도 괴산, 진천, 음성, 증평의 발전에 관한 일이 있다면 지구당위원장 역할을 맡은 것처럼 열심히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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