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노 충주담당 기자

▲ 윤호노 충주담당 기자
최근 어지럼증으로 병원신세를 진 적이 있다. 저녁을 먹다가 갑자기 세상이 빙글빙글 돌고 구토를 해서 충주지역의 한 종합병원 응급실로 갔다.

어지럼증의 경우 그 원인은 크게 머리와 귀에 있다. 지난해 같은 증세가 나타나 머리와 귀에 대해 정밀검사를 받았고, 당시 왼쪽 귀에 이상이 생겨 균형감각이 떨어진다는 진단을 받았다. 흔히 이석증으로 알려진 질환이었다.

귀의 안쪽에서 몸의 균형을 담당하고 있는 전정기관에 있는 이석이라는 작은 칼슘 결정체의 일부분이 조각이 나면서 머리회전을 감지해주는 세반고리관 속으로 들어가면서 어지럼증 증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병원 진료기록이 있어서 거기에 맞춰 처방이 내려질 줄 알았는데 검사를 다시 하자는 것이었다. 어지럼증과 구토로 너무 힘들어서 거듭 병원에 진료기록을 보면 귀에 이상이 있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라 했고, 증세를 완화시켜달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병원 측은 머리에 대해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해야 한다고 했다.

물론 다시 병원에 왔으니 새로운 원인을 찾는 것이 당연한 수순일수도 있다. 그러나 이미 받은 검사기록이 있고, 환자가 힘들어하는데 검사만 강요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검사를 받지 않으니 병원 측은 “진료거부하시는 것이냐”고 물었다. 그게 아니라고 해도 소용없었다. 급한 대로 수액을 맞고 집에 왔는데 다음날 아침 증세가 더 심해졌다.

다시 병원 응급실로 갔는데 병원 관계자가 “전날 진료 거부하셨네요?”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MRI촬영을 안 하면 입원할 수 없다고 했다. 촬영하자고 했고, 곧 머리에는 이상이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 예상했었던 일이었다.

한참 후 입원실로 옮겨졌는데 수액(어지럼증 완화 수액 포함)을 맞는 것 말고는 다른 처방을 하지 않았다. 담당의사가 처방을 하고 갔다는데 연휴가 길어서 언제 나올지 모른다는 간호사 답변만 들었다.

나흘을 병원에 있으면서 힘든 것도 문제였지만 병원의 행태에 화가 많이 났다. 이석증은 간단한 물리치료로 어지럼증을 완화할 수 있는데 하지 않아 더욱 그랬다. 병원에 재차 물리치료를 할 수 있냐고 물어도 간호사들은 모른다고 했다.

결국 나흘 뒤 퇴원을 했고, 개인이 운영하는 이비인후과를 갔다. 그곳 의사에게 물리치료를 부탁하니 처음 재발했을 때 바로 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처음 찾은 종합병원이 원망스러웠고, 환자를 ‘돈’으로만 본 것 같아 씁쓸했다. 간단히 치료할 수 있는데도 비싼 검사만 받게 한 사실, 검사 뒤 치료를 제대로 하지 않은 일 등등…….

만약 종합병원 의사가 어지럼증을 완화하는 물리치료를 몰랐다면 의사로서 자격이 없는 것이고, 알았으면서 환자의 고통을 외면하고 검사만 강요했다면 그는 의사가 아닌 장사꾼이다.
이런 문제가 충주지역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라 생각된다. 정말 병원이 환자를 위해 상술이 아닌 의술을 펼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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