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충북민예총 부회장

▲ 김기현 충북민예총 부회장
사람의 마음속에는 무엇이 있는가? 사람에게 주어지지 않는 것은 무엇인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이 질문은 톨스토이의 단편소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 등장한다. 신이 미하일에게 벌을 주어 지상의 세계로 보내지자 구두장인 시몬이 세상에 온 천사 미하일을 돌보는 사건부터 이야기이다.

인간계로 내려온 미하일은 알몸으로 차가운 길바닥에서 웅크리고 있던 자신을 시몬과 마트료나가 대접하는 것을 보고, ‘사람의 마음속에는 하느님의 사랑이 있음’을 깨달았다. 귀족 신사가 1년을 신어도 끄떡없는 구두를 주문했지만 그가 곧 죽을 것을 미하일 자신은 알았기에, 미하일은 ‘사람에게 주어지지 않는 것이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임을 자각하는 못하는 것’임을 알았다. 엄마를 잃은 아이들을 사랑으로 키우는 부인을 보고 ‘사람은 사랑으로 산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이 당시 민중들과 멀어진 당시 기독교에 대한 비판의식도 담겨 있는 이 소설은 계몽사상이 깊게 배어있다.

화가의 마음속에는 무엇이 있는가? 화가에게 주어지지 않는 것은 무엇인가? 화가는 무엇으로 사는가? 예술의 중심에 있는 전업 작가들이 한없이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 바로 이 세 가지 미하일에게 내려 보낸 것과 일치를 한다.

화가의 작업 행위는 개인의 활동이 아닌 사회적 활동으로 먼저 보아야 한다. 공공의 대상이 주문하지 않은 일을 공공성의 사회 활동으로 보아야 하느냐는 시각도 있지만 예술이 시민사회에 가져다주는 미적 감성이나 미적 체험은 시몬과 마트료나의 인정 주의 보다 더 의미가 있는 삶의 부분인 것이다. 화가가 개인이 좋아서 하는 일반적 개인 활동으로 본다면 사회에 작품을 공개하여 공공의 것으로 제공해 줄 이유가 없다.

예술은 역사를 만들고 기록 하고 저장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 화가의 감성으로 저장한 역사나 사회는 시민 감상자에 의해 감정을 움직이고 그 감정은 다시 또 화가에게 창작의 재료이며 힘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화가는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밥인지 모르고 있다.

이미 밥을 먼저 알았다면 붓을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가난이라는 힘든 것인지 모르고 있다는 것이 화가에게는 신이 자신에 주어진 선물이라 생각한다. 화가가 스스로의 밥값으로 전시를 하고 시민사회의 미적 감수성을 전하기 위해 그가 하고 있는 일들이 얼마나 고귀한 일인지도 알지를 못한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서 자신의 자식도 아닌 불구의 아이를 키우는 부인을 보고 사랑으로 산다고 믿었듯이 화가는 자신의 예술을 보아주는 관객과 비평하는 관객의 사이에서 행복한 미소로 살고 있다. 관객에게 미소를 주고 그 화가는 가난과 평생 같이하며 그를 사랑하고 오히려 없는 것에 고마워하고 있다.

몇 일 전 신문 기사이다. ‘국세청은 의사와 변호사, 화가 등 고소득 자영업자 52명이 음성적인 현금 거래를 통해 세금을 탈루한 뒤 이를 현금이나 골드바 등의 형태로 은닉한 혐의를 잡고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10일 밝혔다. 고가의 국내외 전시 작품을 현금으로 판매한 뒤 탈루한 소득으로 10억~20억원대의 별장을 구입한 화가도 조사를 받게 됐다’역으로 많은 화가들이 조사를 받았으면 좋겠다.

최저생계비 월 30만원 이면 살수 있다는 화가에게 이 신문기사는 힘이 될까 아니면 신이 화가에게 따로 따로 능력을 주어 자신에게 주어진 것은 화가일 뿐이고 다른 화가들은 그 이와를 찾아낼 줄아는 화가로 인정을 할까. 정부는 국민을 위해 양질의 예술 경험 기회를 주기 위해 화가를 통해 지원하고 간섭하고 있다. 하지만 화가들은 지원을 하되 간섭하지 않는 것을 원한다. 순수의 예술이 하늘로 올라 천사가 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알아야 하는 화가들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요즘 들어 참 많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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