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석학원이 ‘벌집 쑤셔놓은 듯’ 시끄럽다. 교육인적자원부의 감사결과가 통보되자 학원측에서도 여간 곤혹스러워 하는 게 아니다. 그러나 김준철이라는 거대 몸통은 그대로 두고 ‘권한도 없는’ 이사장과 총장 등 학원관계자들만 고발조치 한 것은 너무 실망스럽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 학원은 사실 교육인적자원부의 감사와 ‘인연’이 깊다. 감사를 받은 것만 해도 이미 세 번이나 된다. 그래서 지난해에는 감사와 관련해 총동문회가 청주대 교협을 향해 노골적인 불만을 터뜨렸다. “국정감사의 성격도 모르고 두차례나 국정감사를 불러들였고, 청석학원을 국감에 포함시키기 위해 모의원과 연계해 부단한 노력을 했다고 하는데 그럴 수 있느냐”는 것이 당시 총동문회가 교협에 보낸 공개질의서 내용이었다. 총동문회의 이런 공격에 대해 교협 소속 교수들은 “아프면 나을 때까지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아야지 국감 한다고 학교 명예가 실추되느냐”고 응수했다.
그러나 내부에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때 감사는 꼭 필요한 과정이다. 더욱이 청석학원처럼 학원비리가 학원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는 곳은 더더욱 필요하다. 지역사회에서는 이미 알려질 만큼 알려진 학원비리가 국정감사장으로 옮겨간다고 대학과 동문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것은 아니다. 더욱이 학원이 병들어 있는데 학교명예가 그렇게 중요한가. 안 아픈 척 하고 병을 덮어둘 때 결과는 뻔한 것, ‘죽음에 이르는 병’이다.
올해 청석학원은 특히 분규사학으로 분류돼 특별감사를 받았다. 감사인원도 10명인데다 2주간이나 계속됐다. 올해 국정감사장에서는 청주대와 계명대가 도마위에 올라 집중 포격을 당했다는 후문이다. 국회의원들 사이에서 청석학원이 민원이 많기로 유명하다는 것이 대학 관계자의 말이고 보면 이 학원의 비리는 이제 손으로 덮을 단계가 지났다.
사실 모든 학원비리는 김준철 일가의 불법행위에서 비롯된다. 아무 직책도 없는 김씨는 아직도 건재하게 학원 운영의 모든 부분에 손길을 뻗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학원의 인사, 행정, 관리 등 많은 부분이 그의 손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단지 학원 설립자의 2세라는 이름으로. 그래서 청주대 교수들 사이에서는 ‘김씨에게 밉보이면 보직 맡을 생각은 하지도 마라’는 말도 있다.
일각에서는 재단소유주가 그 정도 관여도 안하겠느냐고 김씨 편을 들어주는 여론도 있지만, 학원을 설립해 세상에 내놓은 그 순간부터 학원은 개인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 사학중 양심적이고 민주적인 재단을 찾기 힘든 것도 설립자나 그의 가족들이 학원을 개인소유화 하기 때문 아닌가. 이른바 ‘분규사학’으로 찍힌 학원들을 들여다보면 대부분 여기서부터 문제가 시작된다.
청석학원이 비리와 단절하려면 김씨와의 연결고리를 끊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청석학원이 쓸모도 없는 김준철 일가의 토지와 주택을 비싼 값으로 사들이고 삼창토건이라는 김씨 일가 소유의 업체가 학원 공사를 싹쓸이해 지적을 당한 것만 보아도 모든 문제는 김준철씨로부터 비롯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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