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 초파이 은행'고발
KAIST교수들이 만든 질병치료제 개발기관 문닫을 판

이웃 대전시 유성구가 최근 보여준 사례는 우리에게 큰 시사점으로 다가온다.

유성구는 최근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들이 주축이 돼 설립한 제넥셀(주)를 검찰에 고발했다. 이 회사에서 나오는 초파리 폐기물이 감염성 폐기물인데도 이에 따른 적절한 처리를 하지 않았다는 판단에서다.이 때문에 인간질병 치료제 개발의 기본이 되는 세계최고 수준의 형질전환 초파리 은행인 제넥셀이 폐기물 처리 비용문제에 부딪혀 폐쇄위기로 몰리게 됐다는 비명이 터져나왔다.

제넥셀은 세계 최초로 2002년 10만여 종이나 되는 거대한 형질전환 초파리 은행을 완성한 저명한 기관. 제넥셀에서는 초파리를 이용, 인간의 치매, 암, 파킨슨병 등의 질병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

“초파리 사체가 감염성” 논란 촉발

문제는 초파리 은행에서 나오는 폐기물이 감염성이 있느냐 없느냐를 놓고 행정기관과 제넥셀간의 견해차이. 제넥셀은 2003년 1월 대전시 유성구청으로부터 사업장 폐기물 배출자 신고필증을 받아 한 달에 2t 가량 나오는 초파리 사체와 배양용기를 일반 폐기물로 소각처리해 왔다. 그러나 올 3월 초 유성구청은 “초파리 폐기물이 감염성 폐기물”이라며 제넥셀을 감염성 폐기물 처리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것.

제넥셀은 지금도 초파리 은행에서 나오는 폐기물을 처리하는데 연간 5000만원이 드는데, 이를 ‘감염성 폐기물’로 처리하면 1억 5000만원의 추가 비용이 소요돼 형질전환 초파리 은행을 더 이상 운영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제넥셀 측은 “미국에서도 죽인 뒤 쓰레기통에 버리는 게 초파리인데 이를 감염성이라고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전문가들이 초파리 폐기물이 인체에 유해한지를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유성구는 “환경부에 질의한 결과 ‘의학이나 한의학 수의학 약학과 관련된 연구를 하는 기관에서 나오는 폐기물은 감염성 폐기물로 봐야하며 그에 따라 처리돼야 한다’는 회신내용을 받았다”며 “우리로선 초파리 사체가 2차 감염여부를 높이는 등 위해성이 크다고 판단, 엄격하게 처리돼야 한다는 관점에서 제넥셀을 고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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