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감염·생태계 교란 위험경고 전혀 없어

‘황금알을 낳는 거위’식 일방적 시각은 위험인류에게 생명공학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처럼 거대이윤만을 안겨 주거나 또는 마음먹은대로 언제든 만병통치약을 뚝딱 만들어 낼 수 있는 전지전능한 기적의 학문(또는 산업)인가.

생명공학이 인간의 오랜 꿈인 무병장수의 비밀을 열어줄 열쇠를 제공할 것이라는 유토피아적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는 반면, 생명공학 산업이 초래할 지 모를 생물·화학적 환경재앙을 막기 위한 인식형성과 준비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한 회의가 커지고 있다.

유전자 조작 등에 대한 종교적 윤리·도덕적 논쟁이 아니더라도 생명공학 연구기관이나 산업체가 배출하는 감염성 폐기물로 인한 불의의 2차 감염 가능성에 대한 예방 대책에 대한 우리 사회의 깊은 논의는 절대 부족해 보이기 때문이다.

   
▲ 오송

환경재앙 막기 위한 준비돼야

특히 충북도와 정부가 오송에 생명공학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우리에게는 이 문제가 중대한 이해가 걸린 쟁점으로 다가서고 있다. 오송생명과학산업단지에는 국립보건원을 비롯, 식약청, 독성연구소 등등 국책기관과 수많은 생명공학 업체 및 연구기관들이 들어설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IT(정보통신) 중심의 과학산업단지로 조성된 오창에도 대규모의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오창 캠퍼스를 위시해 대규모의 BT(생명공학) 관련 연구기관과 제약회사들이 들어설 예정이다.

특히 생명공학연구원 오창 캠퍼스에는 영장류 센터를 비롯, LMO(유전자조작 농산물) 위해성 평가센터 등이 들어서게 된다. 이에 따라 앞으로 이들 기관이나 업체들이 입주를 마치고 박테리아나 바이러스, 또는 개발신약을 중심으로 한 동물실험 등 연구 및 산업활동에 본격적으로 나설 경우 실험 및 기업활동 과정에서 발생할 ‘감염성 폐기물’의 처리 문제가 중대한 환경 현안으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감염성 폐기물 오염 등 고려 필요

전문가들은 “위기를 과장하지 않더라도 생명공학 연구기관 및 관련 산업체가 밀집할수록 감염성 폐기물의 처리 과정에서 공기 또는 물에 의한 주변의 2차 감염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질 수 밖에 없다는 건 당연한 얘기”라며 “이런 점에서 생명공학이 가져다 줄 장밋빛 미래, 즉 바이오토피아의 측면에만 일차적이고 단선적인 관심을 기울이는 정부와 이에 대해 문제의식을 제대로 형성하지 못하고 있는 우리 사회는 불안하다”고 지적했다.

또 ‘만에 하나’의 가능성이더라도 감염성 폐기물과 바이러스 등이 유출됐을 때 발생할 재앙에 대해서도 만반의 준비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중남미의 연구소에서 탈출한 슈퍼 벌이 북상하며 미국 등 북미의 생태계를 교란시키고, 사스나 에볼라 등 생경한 동물 바이러스의 급작스런 인간감염으로 발생한 소동 등을 상기하더라도 바이오산업의 육성정책 못지 않게 생명공학이 초래할 부작용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것은 마땅한 처사”라고 말한다.

“막무가내식 BT기업 유치는 곤란”

환경부 산업폐기물과 관계자는 “감염의 우려있는 폐기물 배출기관으로는 일반 의료기관을 비롯, 생명공학 관련 시험·연구기관, 장례식장 등이 두루 포함되지만 여기서 나오는 모든 폐기물이 감염성 폐기물로 분류되지는 않는다”며 “만약 모두 문제가 된다면 국민 건강에 필수적인 보건소나 병·의원이 설립될 수 있겠는가. 문제는 감염성 폐기물이 배출되더라도 별도의 전용용기에 담아 밀봉-전문적으로 처리토록 돼 있는 법규에 따라 얼마나 철저하게 관리되느냐가 관건일 것”이라고 말했다.

감염성 폐기물을 제대로 관리한다면 위험을 제거할 수 있다는 전제에서 법 규정이 만들어 진 것인 만큼 실제 운용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문제의식은 실재하지 않는 위험을 부풀리려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실재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제대로 인식, 준비를 철저히 해 나가야 한다는 점을 말하고자 하는 것인 만큼 모두가 유념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오송생명공학 산업단지의 조성은 기정사실이 된 만큼 충북도와 중앙정부에서는 이곳에 어떤 기업들을 엄선해서 유치할 것인가 기준선-가이드 라인-을 세워 이를 공개함으로써 지역사회와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있게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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