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 관리대상 대부분 생계형으로 변신 업체 운영

청주 P파 폭력조직 단체 간부급 조직원인 A(40) 씨는 도내 군 단위 지역에서 '주먹계'를 장악하고 청주 폭력조직에 입성했다. P파 폭력조직에서도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하던 A 씨는 서울지역까지 영역을 넓혔다. 서울 강남일대에서 소위 잘 나간다는 두목급 조폭들을 만나고 다니면서 인맥을 과시했다.

그러나 30대 중반 주먹을 휘둘러 결국 교도소에서 수년간 지내야 했다. 교도소 생활을 마친 A 씨는 후배 조직원들의 기세에 밀려 폭력조직 생활을 접었다. 현재 그는 시골지역에서 작은 음식점을 개업해 먹고 사는데 애쓰고 있다. 그가 폭력조직에 몸 담아오면서 얻은 것은 경찰의 '조폭 관리대상' 뿐이다.

청주 P파 폭력조직원인 B(39) 씨 역시 조폭생활을 접고 현재 PC방과 당구장 등에서 전전긍긍하다가 생계유지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는 20대 시절 폭력혐의 등으로 여러 차례 교도소에서 복역했다.

교도소에서 나온 B 씨는 화려했던 시절을 잊지 못하고 폭력조직에 다시 복귀했지만 후배들에게 인정을 받지 못하고 결국 각종 수모를 당한 후 폭력조직에서 탈퇴했다. 그후 동네 PC방 등지에서 시간을 보내던 B 씨는 돈을 벌기 위해 서울지역으로 떠나고 없다는 게 주변인들의 말이다.

이처럼 충북지역에서 현직 조직폭력배나 조직폭력 단체에서 탈퇴한 조직원들은 현재 '화려한 조폭'에서 '생계형 조폭'으로 살아가고 있다.

7일 경찰에 따르면 조직을 탈퇴한 조폭들은 대부분 '무직'이다. 무직에서 벗어난 조폭들은 공사장에서 일을 하고 있거나 지인들의 사업장에서 월급쟁이로 변신했다. 뿐만 아니라 부동산과 보험회사에 취직해 가족을 꾸려 성실한 삶을 살고 있다. 먹고 사는 게 전직 조폭들에게 중요한 과제다.

일부 조폭들은 그동안 모아 뒀던 자금으로 자동차 정비업체 등 작은 업체를 운영하고 있고, 간혹 가족으로부터 큰 재산을 물려받은 부유한 조폭들은 비교적 큰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김진헌(46) 충북지방경찰청 수사과 강력계 경사는 "조직을 탈퇴한 대부분 조폭들은 '세력다툼'에 개입하지 않고 먹고 사는데 집중하고 있다"며 "도내 조폭들의 동향을 살펴본 결과"라고 말했다.

고교생들의 '조폭 양성'도 이젠 옛말이 됐다.

충북지방경찰청은 도교육청과 손잡고 학교폭력과 기성 조직폭력 단체 간의 단절을 예방하고 있다. 충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와 사이버수사, 여성청소년 부서는 도내 고교생을 상대로 수시로 강의에 나서고 있다. 성인 조직폭력 단체와 고교생과의 연계성을 끊겠다는 의도다.

김 경사는 "학생들과 성인 조직단체 간의 연계성 등에 대해 늘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충북지역은 현재 P파(관리대상 조폭 76명)와 H파(64명), S파(58명), J파(18명) 등 6개 조직폭력 단체가 활동하고 있다. 256명의 조직 폭력배가 경찰의 관리대상이다. 특히 관리대상 조직폭력 중에서 청주 P파가 76명으로 전국 조폭 중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