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충북 정원 59명 줄여 1인당 담당인구 높아 불만

충북경찰이 경찰청의 ‘지방청간 인력재배치 계획’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경찰청의 인력재배치는 지역 경찰정원을 줄여 수도권으로 집중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이럴 경우 청주·청원 통합시를 앞둔 충북경찰은 경찰 증원도 모자라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경찰 정원을 빼앗기게 됐다.

3일 충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청은 지난 7월 '2013년 지방청간 인력 재배치 계획'을 통보했다. 전국 8개 지방경찰청의 정원을 총 410명 감축하는 것이 골자다. 이에 따라 충북지방경찰청은 3131명이던 경찰 정원이 3072명으로 59명 줄게 됐다.

경찰청의 한 관계자는 "수도권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지만 당장 선발하기 어려워 지방 인력으로 충원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충원 계획조차 밝히지 않은 채 지방 정원을 빼가는 데 대해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아직까지 인력배치에 대한 계획은 물론 증원여부도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도내 일선 경찰서 한 경찰은 "수도권은 인구가 많지만 지방은 커버해야 하는 면적이 넓다"며 "경찰 인력 부족은 수도권이나 지방이나 별반 다르지 않은데 상대적으로 치안수요가 적다고 줄이면 공백이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 이번 인력 재배치 계획에 따라 59명의 정원이 줄어 든 충북 경찰의 사정도 빡빡하기는 수도권과 별반 차이가 없다. 경찰 1인당 담당 인구는 523명으로 전국 평균치인 499명에 비해 24명이 많은 편이다. 특히 청주 흥덕경찰서의 경우 1인당 878명에 달한다.

이런 이유로 흥덕경찰서는 올해 말부터 일선 경찰서장인 총경보다 한 계급 높은 경무관을 서장으로 발령하는 '경무관 경찰서'로 격상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청주의 절도 발생률은 전국 3위에 올랐고, 충주의 살인 발생 비율도 전국 3위 수준이어서 치안 수요가 결코 적다고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5월 충북지방청을 방문한 이성한 경찰청장은 이런 사정 때문에 "청주시와 인근 청원군이 통합되면 신규 인력을 추가 배치할 필요성이 있다"고 경찰 증원 가능성을 내비쳤다.

김용희 충청대 경찰행정과 교수는 "경찰 인력 배치는 지역 면적이나 범죄 발생 특징 등 각 지역의 특성을 고려해 조정해야 한다"며 "지방도 치안 수요에 맞게 정원이 정해진 만큼 부족한 수도권 인력을 조속히 채우는 방안을 강구해야지 무조건 지방 인력을 차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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