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창산단지역 주민, 원진녹색병원과 악취지도 작성
청주환경련, 장비 구입해 악취·발암물질 포집장치 설치

▲ 9월 26일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관계자가 악취유발물질을 포집하는 장치인 ‘패시브샘플러’를 청주산단과 오창산단 지역에 설치하고 있다.
끊임없이 제기되는 산업단지 지역 악취 문제에 지역주민과 환경단체가 직접 나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은 전문 단체와 손잡고 매일 지역을 순찰하며 ‘악취일지’를 작성하는가 하면 고가의 ‘악취 포집장치’를 구입해 주요 지역에 설치를 하는 등 전문성을 획기적으로 보강했다.

악취문제에 대한 지역주민들이 스스로 나서며 포문을 연 곳은 청원군 오창 지역의 주민들이다. 오창읍 과학산업단지 인근에 거주하는 주부들은 지난해 ‘다음’ 포털에 ‘오창환경지킴이(대표 박성희)’라는 커뮤니티를 개설했다. 개설 1년 여 만에 회원이 400 명을 넘어섰다.

이들은 그동안 ‘ES청원 폐기물 매립장’ 문제에 대한 지속적인 켐페인 운동을 벌여왔다.

이 과정에서 청원군 오창산업단지 방향에서 주택가로 나타나는 악취문제는 항상 골치덩어리였다. 청원군과 금강유역환경청에 수차례 민원을 제기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원인을 알수 없다”거나 “문제가 없다”는 답변이었다.

자체적으로 야간 순찰조를 꾸려 산업단지의 악취 요인을 점검하고 커뮤니티에 ‘악취일지’를 작성하기도 했지만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했다. 전문성이 결여 된 것이  한계로 다가왔다.

당시 작성한 악취 일지는 냄새가 났다는 정도를 벗어나지 못했다.

8월 5일 아이디 ‘샨티’를 사용하는 회원이 작성한 일지에는 “밤 내내 11시 30분경부터 지금껏 5분 내지 10분 간격으로 순간적으로 문을 열어서 배출하고 닫는 것처럼 악취가 느껴지네요. 시큼한 시궁창 계열이고... 이런 냄새를 가지고 있는 화학약품인 듯 합니다. 늘 탄내가 섞여있는  오창의 대기 탓이 아니고, 그저 심리적인 이유에 의한 반응이면 참 좋겠습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따라서 주민들은 “악취가 심하다”며 청원군에 민원을 제기하는 수준을 넘지 못했다.

▲ 환경련이 설치한 패시브 샘플러, 개당 가격이 8만원을 호가한다.
하지만 전문가 단체와 손을 잡으면서 전문성 부족이라는 한계를 극복할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오창지역 화학물질에 대한 본보의 보도를 계기로 지난 8월 30일 ‘유해화학물질과 지역주민의 알권리’에 대한 간담회가 원진녹색병원과 오창환경지킴이 주최로 개최됐다.

간담회 후 두 단체는 서로 연계해 ‘오창지역 악취 지도’를 작성하기로 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오창환경지킴이 회원들은 관능법에 의한 악취 강도를 식별해 정보를 축적하고, 원진녹색병원측은 이를 토대로 기본실태를 분석하기로 합의했다. 이들 두 단체는 이를 토대로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청원군이 한국환경공단을 통해 진행하는 악취기술진단에 동의하지 않은 업체에 대한 감시활동도 병행할 예정이다.


환경련, 휘발성유기화합물 측정 시작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이하 유기화합물)은 피부 접촉 또는 호흡기로 흡입되어 신경계 등에 장애를 일으키는 발암물질이다. 증기압이 높아 대기 중으로 쉽게 휘발하여 악취 및 오존의 원인물질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화합물에는  벤젠 이나 포름알데히드, 염화비닐, 할로겐화탄화수소 등 발암물질등도 포함된다. 또 스틸렌, 아세트알데히드, 에틸렌, 아크롤레인과 같은 물질은 악취를 유발하고 오존을 오염시킨다.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대표 연방희,이재은, 이화 환경련)이 유기화합물로 인한 악취 정도를 분석하는 전문장비를 구입해 측정에 나섰다.

9월26일 환경련은 개당 8만원하는 패시브샘플러라는 장비를 구입홰 청주산단과 오창산단 지역 24곳에 설치를 마쳤다. 오경석 환경련 국장은 “설치된 장비는 일주일동안 대기중의 유기화합물을 포집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렇게 포집을 마치면 “전문 연구 인력이 포진한 (사)시민환경연구소에 보내 성분분석을 시행하게 된다”고 오 국장은 설명했다.

환경련이 직접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게된 배경에 대해 오 국장은 “그동안 지자체의 부설 기관이 발표하는 수치를 가지고 활용했다”며 이에 따라 “자료와 활동 전문성에 대한 신뢰가 부족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시민환경연구소와 환경련이 공동으로  수백만원의 예산을 들여 활동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환경련은 결과가 나오는 대로 ‘악취환경지도’를 작성하고 이를 공개해 주민과 함께 하는 시민운동으로 발전 시켜 나갈 계획이다.


10년간 24차례 위반사실 적발, 버젓이 영업
청원군 B 업체, 폐수?폐기물 파묻고 흘려도 솜방망이 처벌

오창환경지킴이는 악취문제와 관련해 새로운 사실을 공개했다.

청원군 옥산면 국사리에 소재한 모 퇴비업체가 최근 10년동안 24차례나 관련 법위반으로 적발됐지만 처벌이 매우 미미했다는 것.

적발된 내용은 폐수를 무단 방류하고 폐기물을 무단 방류하는 등 위반행의 질은 매우 좋지 않았다. 하지만 청원군이 취한 행정 조치는 과태료와 영업정지 1,2개월의 솜방망이 처분에 그쳤다.

해당 업체는 음식물 쓰레기등을 모아 퇴비로 재활용하는 업체다. 이에 오창환경지킴이는 이 단체를 대표적인 악취 배출원으로 판단하고 감시활동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또 면허취소와 원상복구등을 요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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