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추위 놓고 대학측-교수회 양보없는 대결양상

충북도립대학이 총장 추천을 둘러싸고 자중지란을 일으켜 스스로 충북도에 낙하산 총장 임명을 위한 명분을 주고 있다.

이에 대학측과 교수협의회가 하나가 돼 총장 후보를 추대하는 것만이 충북도로부터 낙하산 총장을 막아 낼 수 있는 유일한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충북도립대는 지난달 25∼30일 차기 총장 후보자를 접수한 결과 교내 인사 1명만이 지원해 조만간 총장임용추천위원회(이하 총추위)를 열어 추가모집 일정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1일 밝혔다.

도립대는 교육공무원법 규정에 따라 현 연영석 총장의 임기 만료(11월 29일) 1개월 전에 2명 이상의 총장 후보를 임용권자인 충북도지사에게 추천해야 한다.

이번 총장 공모에 접수한 사람은 이 대학 함모(57) 교수로 이번이 세번째 도전이다. 함 교수는 지난번 총장공모때 교수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어 현 연 총장과 함께 충북지사에게 복수 추천됐지만 고배를 마셨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도립대 안팎에서 말들이 많다.

총장 후보 추천을 둘러싸고 대학 측과 교수협의회가 한치 양보없는 대결을 벌이다 자칫 충북도에 학내 갈등 해소라는 빌미를 줘 또 다시 낙하산 총장이 내려오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이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대학 측과 교수협의회가 하나가 돼 총장 후보를 추대하는 것만이 낙하산 총장을 잠재울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는 여론이 높다.

대학의 한 관계자는 “추가모집에서 학내 다른 교수와 임용권자의 의중이 실린 외부인사가 접수할 경우 임용권자가 학내 갈등을 해소한다는 이유로 이번에도 외부에서 기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 봤다. 그는 “이같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막기 위해선 학내 구성원의 의견을 담은 총추위를 다시 구성해 원점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도립대는 갈등의 단초를 제공한 총추위를 해체하고 학내 구성원의 의견을 들어 다소 늦더라도 총추위를 재구성해 대학 발전을 이끌어낼 수 있는 학내 인사 또는 외부 인사를 철저하게 검증한 후 충북지사에게 후보를 추천토록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대학 측은 총추위 구성과 관련, 법적인 부분에서 하자가 없다며 교수회의나 교무위원회의를 단 한차례 열지도 않고 총추위 구성안을 지사에게 보고하고 결재를 얻었다.

이후 지난 8월 26일 열린 교무위원회의에서 위원들은 교수회에 설명하고 동의를 구하는 것이 순리라며 총추위 구성안을 부결했지만 대학 측은 총장 후보자 공모를 강행, 갈등을 불러 일으켰다. 이같은 반발 속에 총장 후보로 거론되던 이 대학 조모(54) 교수가 공모에 불참을 선언하는 등 파행을 거듭해 왔다.

충북도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학내 구성원들을 신뢰하지 못해 결국 낙하산 인사를 총장으로 발탁할수 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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