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안경 기부 받아 봉사, 판매금액의 1% 후원

▲ 박미라 두꺼비신문 편집장
청주시 산남동의 ‘VOMM 봄 안경콘택트’를 운영하는 이몽주(28) 사장을 만나고 왔다. 기분이 좋다. 개업한 지 1년 된 새내기 사장이지만 손님을 대하는 노하우는 10년 못지않다. 꾸미는 서비스와 자연스런 서비스의 차이라고나 할까? 갈 때마다 편안한 친절함으로 손님을 대하는 그의 자세의 밑바탕에는 봉사라는 인생관이 찰랑대고 있기 때문일까?

그는 안경광학과를 졸업하고 안경사인 친형이 같이 하자는 말에 안경원을 시작했다고 한다. 다른 안경원에서 기사생활을 4년 여 하고, 작년 9월 1일에 산남동에 안경원을 개업했다. 안경원을 하려면 1987년도에 도입된 의료법에 의하여 3년 혹은 4년을 공부하는 대학에서 안경광학과를 졸업하고 안경사국가고시에 합격하여 안경사 면허증을 획득하여야 한다.

그는 작년에 개업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영동군 황간면에 봉사를 다녀왔다. “지인이 같이 봉사 가자고 해서 다녀왔다. 시골은 보통 농사일에 바빠서 안경에 이상이 있어도 농부가 일부러 시간 내서 안경원까지 걸음하기가 쉽지 않은데 그곳도 그랬다. 그런 그들에게 시력검사도 해주고 안경이나 돋보기를 기증해 주었더니 많이 고마워 하더라.”

“몇 걸음만 걸으면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안경이나 돋보기가 그들에겐 또 다르다. 고마움을 바라고 하진 않지만 고마움을 느낀 만큼 그들에겐 절실하다. 봉사요? 힘들지 않아요. 오히려 더 많은 것을 받는 느낌이죠.”


VOMM 봄 안경원에서는 집에서 잠자고 있는 안경을 기증받고 있다. 10월22일, 말레이시아 정부와 함께하는 안경 기증행사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기증받은 안경은 개수에 상관없이 5000포인트 적립도 해준다.

작년 10월부터 안경을 판매할 때마다 1%씩 적립해서 봉사와 후원에 참여해 왔다는 이 사장은 “ ‘가지지 못했을 때 베풀었을 때와 가졌을 때 베푸는 건 다르다. 상황에 따라 그 마음이 다르니 가졌을 때 베풀어라’라는 말이 항상 기억에 남는다”며 되도록 그렇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매장을 체인점으로 오픈하면 인지도 때문에 편하긴 하지만 그 비용을 아껴 봉사나 후원에 쓰기로 결심하고 일반 매장으로 가게를 연 그에게 봉사는 자연스런 생활이다.

하지만 일반인들에게 봉사는 가깝고도 먼 이야기다. 막상 하려고 해도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 지 막막해서 지레 제 풀에 꺾인다. 예로부터 봉사는 비용 한 푼 받지 않고 일부러 시간을 내어 힘들게 일해야 한다는 게 아니 오히려 돈을 써가면서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다. 내가 처한 상황에서 무리수를 두지 않고 하는 것이 가장 적합한 봉사이다. 그럴 때 보람과 만족도도 크다.

요즘은 봉사도 업그레이드 시대다. 돈 내고 시간 내는 것 외에 내 직업과 연계한 물품 기부나 타고난 재능을 봉사하는 재능기부 등 형태는 얼마든지 다양하게 참여할 수 있다. 사람에 따라, 상황에 따라 본인이 보람을 느끼며 사생활 침해받지 않고 할 수 있는 만큼 하는 것이 착한 봉사이다.

어떠한 형식이든 나를 위해서가 아닌 남을 돌아본다는 것은 쉬운 일 같으나 아무나 하려고는 하지 않는다. 그들의 모습이 비록 서툴고 실수가 있을지언정 다독이고 용기를 주어 의욕을 잃지 않도록 하는 것이 주변인들이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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