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재표 · 글씨: 김재천

거짓말은 흔히 색깔로 그 정도를 나타낸다. 관용적인 표현으로는 ‘새빨간 거짓말’이 있다. 이 표현은 진실이라고는 단 1%도 들어있지 않을 것 같은 순도 100%의 거짓말을 뜻한다. 왜 빨간색을 차용했을까? ‘붉을 적(赤)’자에는 벌거벗었다는 뜻도 있다.

맨손을 뜻하는 적수(赤手)나 홀딱 벗었다는 적나라(赤裸裸)의 적이 다 발가숭이라는 의미다. 새빨간 거짓말은, 곧 뻔히 들여다보이는 거짓말이라는 얘기일 것이다. ‘하얀 거짓말’이라는 표현도 있다. 상대적으로 정도가 덜 하거나 선의의 거짓말에 이같은 표현을 쓴다.

요즘 거짓말 시비로 나라가 시끄럽다.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모든 노인들에게 지급하기로 했던 노인연금 공약을 대폭 마사지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거짓말 논란이 일고 있다. 조선일보가 ‘채동욱 검찰총장에게 혼외자식이 있다’고 보도하면서 총장직 사퇴와 사표 수리 거부, 내사 파문으로 확전되는 가운데 채 총장이 조선일보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지역에서는 오송역세권 개발 백지화 논란이 일면서, 당과 당, 도와 시·군 사이에 책임론 공방이 일고 있다.

거짓말은 빨갛든 하얗든 나쁜 것이지만 간계(奸計)가 있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처음부터 지킬 의사가 전혀 없으면서 약속을 했다면, 혼외자식 논란의 내면에 간계가 있다면·….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