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민심, 정치권 정쟁·소통부재 쓴소리

추석 민심은 한마디로 힘든 서민경제에 대한 걱정과 한숨뿐이었다.

힘겨운 서민경제를 외면한채 정쟁만 일삼는 정치권과 소통 부재에 대한 비난도 쏟아졌다. 정쟁에 매몰된 정치권은 물론 정부조차 서민경제를 외면하는데에 따른 원성이 높았다.

지역의 한 중소마트에 근무하는 이종우씨(청주시 가경동)는 “추석을 앞두고 대목을 기대했지만 그렇지 못했다”며 “예년 명절의 절반수준을 간신히 넘기는 매출을 기록했다. 그만큼 서민생활이 어렵다는 것이다”며 장기적인 경기침체에 따른 고충을 토로했다.

이씨는 “서민경제가 어려운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여기에 빈부의 격차까지 서민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며 “있는 사람은 경기가 좋지 않아도 영향이 없다. 서민층만 어려운 경제에 고통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서민경제정책 부재에 대한 불만과 나아질줄 모르는 살림살이에 대한 불만을 쏟아낸 것이다.

박근혜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나아질 줄 모르는 서민경제로 인해 실망감으로 변화되는 분위기가 있었다. 일부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잘할 것으로 기대했는데 지금까지 하는 걸 보니 실망스럽다”며 박근혜 정부 출범 초기 국정운영에 대한 실망감도 감추지 않았다.

직장인은 물론 사업장들조차도 심각한 자금운용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장기 경기침체를 극복할 수 있는 돌파구를 마련하는 것이 박근혜 정부의 최우선 과제라는 인식을 같이했다.

지역 정치인들도 경제난과 정부, 정치권의 실망스런 국정운영에 대한 분위기를 전했다. 추석연휴 동안 지역구를 중심으로 민심파악에 나선 지역 정치인들은 한결같이 ‘서민경제가 어려워 살기 힘들다’는 지역주민들의 목소리를 들었다고 입을 모았다.

장기적인 경기침체에 따른 서민경제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와 정부가 서민경제를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도 쏟아졌다.

경기침체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에 대한 여론이 팽배해 있다.

지역정가 관계자는 “먹고 살기가 힘들다는 것이 지역주민들의 목소리”라며 “민생을 챙겨달라. 정부와 정치권이 악화된 경기를 살릴 대책을 마련하라는 것이 추석민심이었다”고 전했다.

농촌경제도 한숨섞인 목소리가 나오기는 마찬가지다. 전반적으로 농작물 작황이 좋지 않은데다 가격까지 떨어지면서 농민들이 힘들어 하고 있다.

정치상황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추석연휴 직전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만난 3자 회담이 견해차만 확인하고 별 소득없이 끝나면서 국민적 불만이 커지고 있다. 국회가 제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어 가뜩이나 경제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주민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통합진보당의 내란음모 사건과 이산가족 상봉 연기와 관련한 우려도 있었다.

‘3포 세대(취업·결혼·출산)’라는 말이 유행일 정도로 기성세대의 가치관에 적응하지 못한 20대 후반, 30대 초반 청년들은 귀성을 꺼리는 분위기도 있다.

5일간의 황금연휴에도 이번 추석에는 가족과 함께 모이지 않은 20대·30대 청년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한 20대 후반 취업 준비생은 “친척들과 만나도 ‘취업은 언제하느냐’, ‘결혼은 언제 하려고 그러느냐’는 말을 듣기 싫어 집에 혼자 남았다”며 “내 주변에도 귀성길에 오른 친구는 절반도 되지 않는다”고 털어놔 청년실업에 대한 현실을 반영했다.

내년 6·4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도 보였다. 특히 행정구역 통합에 따른 초대 청원·청주통합시장이 상징성과 무게감 면에서 관심이 컸다. 여러 후보가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상황에서 정당 공천제 폐지여부가 관건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대다수 시민은 공천제가 존속하면 여야 후보간 대결로 보는 시각에는 이견이 없지만, 폐지될 경우 복잡한 셈법이 전개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무공천의 경우 다자구도가 형성, 자연스럽게 인지도 면에서 현역 내지 중량감 있는 정치인의 강세를 점치고 있다.

이기용 충북교육감이 도지사에 출마할 것인지에 대한 관심도 많았다.

이 교육감이 도지사 후보자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 정치판에 끼어들지 말고 교육자로 남아야 한다는 쪽과 교육자가 정치에 도전해 정치인과 맞붙어 선거를 치르는 것도 볼만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전두환 전 대통령 가족들의 재산 환수 조치로 좀 더 투명한 사회가 되는 초석이 되길 바란다는 내용도 가족간 대화로 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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