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원자력(핵)이 주는 전기를 쓰기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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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원자력(핵)이 주는 전기를 쓰기 싫다
  • 정호선 시민기자
  • 승인 2013.09.12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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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선택권을 달라!!
▲ 정호선·주부
누구나 집이나 건물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손을 대는 게 전기스위치. 스위치를 켜고 끄는 손가락 하나로 간단하게 에너지를 얻는 초 편리 라이프스타일. 아무런 신경을 쓰지 않아도 24시간 우리 곁을 지켜주고 있는 전기에너지. 이 전기가 이제 나를 불편하게 하고 있다.

후쿠시마 핵사고가 나기 전엔 나 역시 그러했다. 내가 느끼는 ‘전기’는 세금으로 걷어가는 요금고지서의 액수, 즉 돈이었다. 그리고 가끔 정전이 되거나 전등이 나가는 불편이 있을 때, 마치 내 곁에 당연히 있어야 할 존재에 대한 배신감을 느끼듯 가차없는 불평을 터뜨리는 대상이었다. 내가 아는 ‘전기’는 그것뿐이었다.

그러나 핵발전의 실체에 대해 좀 알게 되자 배신감은 다른데 있었다.
그것은 원자력이 아니라 사실은 핵발전 이라는 것, 청정에너지가 아니라 죽음의 에너지라는 것, 한번 시동을 걸면 십 만년 이상을 관리해야 하는 핵폐기물이 나온다는 것, 그래서 어마어마한 돈이 들어가는 것을 감당해야 한다는 사실. 이것은 엄청난 배신감이었다.

무엇보다 이 사회가 이 무시무시한 에너지로 지탱한다는 불편한 진실 앞에 허탈했고, 수만개의 거대한 송전탑이 우리의 산천을 마치 거미줄처럼 방사능으로 포위하고 있는 건 아닌가 다시 보게 되었다.

최근 일본의 방사능 오염수 유출문제로 언론이 떠들썩하다. 이미 일본은 국토의 70%가 오염되었고, 지금도 진행 중인 후쿠시마 사고가 수습되지 못한 채 바다로 흐르고 있는 오염수를 손쓸 방도를 못 찾고 있다. 이는 일본만의 비극이 아니다. 방사능은 국경이 없다는 사실을 후쿠시마는 말하고 있다. 고작(?) 전기를 쓰기 위해 감당해야 할 엄청난 사실 중의 하나를 일본이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나는 핵발전을 반대한다. 그러나 나는 내가 쓰기 싫어도 핵이 만드는 전기를 쓰게 되어 있다. 핵을 거부해도 핵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구조, 그것이 문제이다. 획일적이고 일방적인 에너지 공급구조, 나는 그것이 가장 불편하다.

태양과 바람, 바이오가스 등의 대안에너지를 직접 생산할 수 있는 지원체계인 발전차액지원제도(FIT)는 이미 지난 정권에서 폐지되었다. 독일이 탈핵을 선언하게 된 것도 집집마다 또는 마을단위에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있었기 때문이다. 독일 전체로 20% 이상을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고 있기 때문인데 이것 역시 발전차액지원제도가 활발하게 작동하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에너지사용은 다양하고 복합적이어야 한다. 그리고 우리 스스로 에너지를 선택하고, 생산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에너지 민주주의의 문제이다. 그러나 우리에겐 이 모두가 봉쇄되어 있다.

우리가 국내에서 쓰는 전기 중 핵발전이 만드는 전기는 30% 남짓이다. 30%의 전기를 아낀다고 하면 핵발전을 멈출 수 있다는 산술이 나온다. 그러나 스스로 에너지를 선택하고 생산한다면 진정한 에너지 저소비사회가 될 수 있다. 그 속에서만이 핵발전을 대체하는 대안에너지로의 전환이 가능하다고 본다.

더 이상 핵을 머리에 이고 사는 시대를 살 수 없다. 엄청난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이 전기를 쓰고 싶지 않다. 당당히 거부하고 싶다.

나는 핵이 아니라 자연이 주는 다양한 에너지를 사용하고 싶다. 그럴 수 있는 길을 국가가 보장해야 한다. 발전차액지원제도의 부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그것은 바로 ‘에너지 선택권’이라는 또 다른 권리의 요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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