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노 충주담당 기자

2013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가 지난 1일 막을 내렸다.
대회가 시작되기 전 폭우는 쏟아지지 않을까, 바람은 세게 불지 않을까 등 우려가 많았다. 또 중소도시에서 처음 치르는 세계적인 대회라 무난히 치를 수 있을지 모두 걱정했다. 우려 섞인 시선이 많았지만 큰 무리 없이 대회는 끝났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우리나라가 메달을 못 딴 점이다. 그래서인지 지상파 3사 방송 스포츠 하이라이트에서 세계조정대회를 거의 다루지 않았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저녁(8시나 9시) 뉴스가 끝난 뒤 나오는 스포츠 중계나 늦은 밤 TV에서 나오는 스포츠 하이라이트를 즐겨본다. 직장인의 경우 낮 동안 스포츠 경기를 볼 수 없고, 하루 동안 어떤 경기가 열렸는지 혹은 경기결과를 몰라서 보게 된다. 때문에 스포츠 하이라이트를 보면서 그날 열린 축구, 야구, 농구 등 스포츠 전반에 걸친 소식을 듣고 본다. 따라서 이번 세계조정선수권대회도 당연히 나올 것이라 생각했다. 국내에서 비인기 종목이라고 해도 세계대회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세계조정선수권대회는 저녁 뉴스가 끝난 뒤 스포츠 중계를 할 때 거의 나오지 않았다. 스포츠 하이라이트는 고사하고, 경기는 대회가 시작한 지난달 25일부터 날마다 열렸는데 같은 달 28일까지 단 한 차례도 중계되지 않았다.

물론 주관 방송사인 MBC에서 방송은 나왔다. 29일 오후였다. 그런데 이마저도 오전 열린 경기를 녹화방송한 것이었다.
30일 결승전이 시작되고 MBC가 두 차례 생중계했다. 하지만 가정에서 TV를 가장 많이 시청하는 황금시간대에는 나오지 않았다. 월드컵이었으면 어땠을까. 아니면 인기 있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나 올림픽이었으면….

과거 모 방송사에서 월드컵 중계를 독점한 적이 있었다. 그때 다른 두 곳의 공중파가 크게 반발했지만 스포츠 하이라이트에서는 비중 있게 경기를 다뤘다. 아마 월드컵을 뉴스에 내보내지 않았다면 두 스포츠 뉴스는 국민들에게 ‘왕따’를 당했을 것이다.

인기종목과 비인기 종목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과 관심은 엄연히 존재한다. 그렇다해도 세계 82개국에서 수천 명의 선수단이 참가한 국제대회를 공중파에서 주요 시간대 스포츠 뉴스에서 다루지 않은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또 다른 문제는 조정대회를 바라본 중앙언론(신문)의 태도다. 대회가 시작되면서 몇몇 중앙언론에서 탄금호 국제조정경기장으로 취재를 왔다. 하지만 대회의 진행여부나 메달소식 등은 다루지 않고 ‘관중 수가 적다’, ‘중계도로 효용성 논란’ 등 비난만 쏟았다. 문제가 있는 점을 지적하는 것은 당연히 언론이 할 몫이다.

그러나 본질은 외면하고 비판만 하는 것은 여론을 주도하는 언론의 역할이 아니라고 본다.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세계조정선수권대회는 끝났다. 하지만 이 대회 말고도 우리나라에서 사람들의 큰 관심을 끌지 못하는 스포츠 경기는 앞으로 계속 열릴 것이다. 언론 및 국민들이 열린 마음을 갖고 비인기 종목에 대한 관심을 갖길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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