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무더위로 생육부진 채취농민 울상

올 여름 긴 무더위로 송이가 제대로 자라지 못하는 바람에 속리산과 월악산 등 충북지역 송이 수확량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4일 충북 보은·제천 송이버섯 채취 농민들에 따르면 여름 무더위와 건조한 날씨 탓에 송이 포자가 타 죽거나 생육이 부진해 예년보다 수확량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추석 선물로 인기를 끌던 송이는 아예 종적을 감췄고 능이·싸리버섯 등도 제대로 자라지 않거나 말라 비틀어져 상품성이 없다.

속리산 기슭인 보은군 산외·장연면 주민들은 해마다 9월 초부터 버섯채취를 시작했지만 올해는 아직 수확량이 없다.

그나마 이달 중순은 지나야 송이 수확이 가능하지만 올해는 추석이 열흘 이상 빨라지면서 명절 선물 특수도 기대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가을 송이로 재미를 봤던 농민들의 수입이 크게 줄 것으로 보인다.

박경화 속리산산림부산물채취작목반 회장은 “매일 100여명의 주민이 산에 오르지만 값 나가는 송이나 능이 대신 잡버섯만 조금 채취하는 수준”이라며 “산림이 메말라 버섯 포자가 번식하지 못한 것 같다”고 한숨을 지었다.

송이 산지로 꼽히는 월악산 기슭의 제천시 덕산·수산면과 단양군 영춘·단성면도 사정은 비슷하다.

단양국유림사무소는 최근 이 지역 7개 마을의 주민에게 야생버섯 채취허가를 내 줬으나 아직 송이를 수확했다는 소식은 없다.

제천시 청풍면 학현리의 한 농민은 “싸리버섯은 눈에 띄지만 송이 버섯은 전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라며 “추석 선물용 송이버섯 출하는 현재로서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걱정했다.

농민들은 “송이버섯은 25~27도에서 잘 자라는데 올해는 30도를 웃도는 무더위가 지속되면서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있다”며 “본격적인 수확은 이달 중순이나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달 이후 충북지역에 내린 비는 169㎜로 평년(278.4㎜)의 3분의 2 수준이다. 게다가 며칠 전까지 섭씨 30도를 웃도는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산림이 매우 메마른 상태다.

이에 따라 품귀 현상으로 추석 선물용 송이버섯 값도 크게 오를 전망이다.

송이 유통업체 관계자는 “선물용 송이를 찾는 문의는 많지만 물량이 달려 팔지 못하고 있다”며 “지난해 수확한 냉동 송이라도 원하는 고객에게 제한적으로 출하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