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영동군 공무원, 7억원 빼돌리고 10억원 '먹튀' 사건도
올해 청주시 5급, 6억6000만원 뇌물수수로 '비리상징' 등극


2010년 8월 단양버스 기사인 황장근 씨는 한 주민으로부터 단양읍에서 영춘면까지 더덕 한자루를 운반해 달라는 부탁과 함께 수고비로 3000원을 받았다. 버스승객의 요금도 아니고 전형적인 산촌 마을에서 간혹 발생하는 일이dj서 황 씨는 이 돈으로 동료들과 별 생각 없이 자판기 커피를 뽑아 마셨다.

하지만 이 일은 황 씨에겐 시련의 시작에 불과했다.  회사는 이 일을 트집 잡아 ‘횡령’ 혐의로 그를 해고 했다. 해고가 부당하다고 판단한 황 씨는 법원의 문을 두드렸고 결국 대법원의 확정 판결을 받고서야 회사에 복직할 수 있었다.

1996년 초코파이를 생산하는 청주산단 모 기업에 근무하는 여성노동자가 해고됐다. 해고사유는 절도. 그가 절도한 품목은 불량으로 판명돼 폐기처분 예정인 초코파이 한 상자였다. 당시 금액으로 환산하면 4000원 정도 되는 액수였다. 그는 해고가 부당하다고 생각했고 노동위원회와 법원의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법원은 그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그의 행위에 대해 법원은 “근로관계를 지속할 수 없을 정도의 현저한 비위행위”로 판단했던 것이다.

2011년 청주시 5급 공무원이었던 이 모씨. 그는 수년간 부하 여직원을 성희롱 하고 동료의 돈을 빌린 뒤 갚지 않은 사실이 감사원 암행 감찰에 적발됐다. 당시 안전행정부의 징계 권고에 따라 충북도는 그를 인사위원회에 회부해 ‘해임’이라는 중징계를 결정했다.

그러자 이 씨는 바로 충북도 인사위원회에 ‘소청’ 심사를 제기했다. 그 결과 이 씨의 징계는 ‘강등’으로 변경됐고 공직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다.

그리고 그는 2013년 청주를 가장 뜨겁게 달군 인물이 되어 재등장했다. 이 씨가 옛 연초제조창 부지 구입과 관련해 업체로부터 6억6000만원의 뇌물을 받은 사실이 경찰 수사를 통해 적발됐고 청주시는 ‘비리’의 상징으로 비난받았다.

7억은 삼키고 10억은 갖고 튄 영동군 공무원

감정가를 100억원이나 부풀렸다는 의혹과 함께 6억6000만원을 뇌물로 받은 청주시 공무원의 사례에 대해 언론들은 ‘역대 최대의 비리’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하지만 역대최고는 따로 있다. 

2010년 10월  영동군청 건설과 공무원인 백모씨는 2007년부터 2010년까지 3년간  여객과 화물사업자에게 지급할 7억여원의 유가보조금을 빼돌렸다.

백씨는 총 25회에 걸쳐 타인 명의의 통장 계좌를 이용해 유가보조금을 입금했다  다시 본인 통장으로 재입금하는 수법으로 총 7억326만4729원의 유가 보조금을 횡령했다. 백 씨가 업무를 맡은 후 유가보조금 신청액이 1억원에서 2억원씩 급중 했지만 담당 과장이나 계장은 이 사실을 전혀 몰랐다.

그리고 두 달 후 7억원 횡령사건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10억 횡령사건이 또 다시 영동군에서 발생했다.

영동군 보건소 재무과에 근무하는 전 모씨는 2010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일반회계 자금을 보건소 신용카드 계좌에 입금 한 뒤 현금인출기를 통해 본인 계좌로 이체하는 방법으로 돈을 빼돌렸다. 

이런 사실이 드러나자 전 씨는 바로 도주했다. 당시 영동군 공무원노조는 "특별채용 당시부터 의혹이 있다는 말이 많았고 무단결근 등 근무태도가 엉망이었는데도 특별한 조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공무원들이 시민이 낸 세금을 도둑질하는 범죄 중 ‘역대최대’는 학교에서 나왔다. 음성군 감곡면에 위치한 극동대학교 류택희 전 총장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법원이 인정한 류 총장의 횡령 금액만 163억원, 배임액은 40억원에 달했다.

뿐만 아니라 류 총장은 2000년 초반에도 100억원에 가까운 교비를 횡령한 전력이 있다. 그가 소유한 극동대학교는 사립대학이지만 학생 등록금 뿐만 아니라 국가로부터 연간 수백원의 돈을 국가로부터 지원받았다. 규모로 보면 류택희 일가가 역대 최고였던 셈이다.

공무원들은 국민이 낸 세금을 도둑질 할 때 꼭 뭉칫돈만 노리는 것은 아니다. 2004년 영동군 공무원이 수해 복구 비용을 가로채기도 했다.

소외된 이웃을 보살피는 사회복지시설의 비리도 만연하다. 최근에는 ‘진천원광은혜의집’이 국민건강보험으로부터 6개월동안 8000 여만원을 부정 수급한 사실이 적발되기도 했다. 사회복지법인인 이 시설은 국민이 내는 보험료를 훔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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