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순옥 충북 민미협 회장

▲ 손순옥 충북 민미협 회장
충북과 전국 각지의 작가들을 초대한 <충북민족미술 아트페스티벌> 전을 8월 중순 개막하였습니다. 이는 현실과 지역, 그리고 작가를 화두로 삼아 <현실미술과 미술의 시대정신>이란 주제로 모두의 그림으로 향유되는 리얼리즘을 기획한 것입니다.

작가는 지금의 현실에 깨어있는가? 과거에 메몰 되어 있지 않고 미래에 빼앗기지 않은 온전히 오늘의 현실에 발을 딛고 살고 있는지 이런 자문과 세문들을 직시하고자 하였습니다. 비루한 현실에 최고가 되는 예술, 최고되기의 욕망, 스타작가, 숱한 도그마를 내려놓자는 제안이며 특정 한정된 능력이 아닌 ‘모두가 갖춘 능력이 되는 능력’의 힘을 같이 만들고자 하였습니다.

지금의 현실을 내용으로 하는 작품들은 서로 다른 지역에 살고 작업하는 작가로 하여금 그 지역의 특색을 나타내어 공감하게 하는 행복한 일입니다.

강요배의 팽나무가 있는 제주도의 귀덕리 마을, 진시영의 전남 화순의 운주사, 강원도의 힘을 느끼게 두텁게 녹여져 있는 태백의 모습을 담은 황제형의 ‘함인’, 이사범의 ‘자본의 의해 사라지는’ 광주의 재래시장을, 이흥덕의 서울의 지하철 모습을, 설종보의 부산 감천 태극도 마을, 이인철의 경기도 문산 등 삶을 담장으로 하는 소박하되 진실한 모습이 느껴지는 작품들로 힘 있는 현실미술의 연대와 확장의 가능성을 보기에 충분하였습니다.

동시대의 리얼리즘은 예술을 살아있는 현실로 봅니다. 오늘의 현실은 과거의 그대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시대에 따라 지속 성장하며 변화해 왔습니다. 현실을 내용으로 하는 ‘정신’이 살아있는 미술은 현대미술 속에서 일정한 태도와 고유한 방법으로 깊어지고 풍부한 모습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전국의 초대작가를 모셔 현실의 섬세한 결을 읽어내는 작가들의 해석과 현실에 대한 반응을 함께 본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작가는 자신의 숙명처럼 끌어안을 작품과 만나기 위해, 완성에 이르고자 평생을 ‘창조’하는 것에 몰두합니다. 자신의 작품, 관객과 진실로 열린 소통공간에서 숙명적인 만남을 꿈꿉니다. 그렇다면 작가의 눈과 마음을 성숙하게 변화시켜주는 살아있는 힘, 예술의 힘은 무엇입니까? 그것은 미술로서 미술의 진실을 요구하고 취하려는 태도이자 정신입니다.

작가의 자질과 능력이 유감없이 발휘되는 세상은 아직 미완입니다. 다만 진지하게 할 말들을 찾아 흥미로운 삶[生]의 중앙으로 끌어들입니다. 지금의 현실미술과 미술 현실의 입장에서 요구되는 작가정신과 시대정신을 다시금 성찰하게 한 소중한 인연들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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