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재표 · 글씨: 김재천

‘충북만 국무총리를 배출하지 못했다’며 자조(自嘲)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그러니 배려해 달라는 것도 자존심이 상하고, 망국적 지역정서에 기대는 것이라 정당성도 없다. 이같은 상황에서 땅에 떨어진 충북의 자존감을 한껏 추켜올린 이가 있으니 반기문 UN 사무총장이다.

반 사무총장이 7월22일 ‘귀향휴가(Home leave)’차 한국을 방문했다가 엿새 동안의 일정을 마치고 27일 출국했다. 말이 귀향 휴가지 24일 제2의 고향인 충주에서 열린 세계조정선수권대회에서 개막식 기조연설을 하고 이튿날 음성 생가에 잠시 들른 것이 귀향일정의 전부였다. 대통령 예방, 국무총리·국회의장 면담, 외교부 장관 만찬 등으로 숨 쉴 틈이 없었다.

충북 출신의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까지 만난 반 총장의 광폭행보를 놓고 일부 언론은 2017년 대선 출마를 점치고 있다. 연임에 들어간 임기가 2016년 끝나는 상황이라 이같은 상상을 나무랄 수도 없다. 그야 말로 ‘반(潘)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다.

모든 반은 위력이 있다. 지난 대선도 사실 반(半)의 대결이었다. 반에 맞춰진 천칭의 영점이 어느 쪽으로 기우는지 초미의 관심이었던 선거였다.

그런데 대선과정에서 국정원의 선거개입과 경찰의 편파수사 여부를 놓고 선거결과에 반(反)하는 국민들이 촛불을 들고 있다. 어느 반이 됐든 요즘 반의 위력이 대단하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