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양의 어머니는 지난해 Q여중 1학년 자모회 반회장을 맡았고 올해는 2학년 전체 회장에 선임됐다.

자모회 ‘골수 회원’인 A양 어머니가 왜 지출내역을 공개하고 교사 금품제공 의혹을 제기했을까.
지난 4월초 A양 어머니는 교장실로 찾아가 무용실기 배점 등에 불만을 갖고 W교사에 대해 질책했다.

A양 부모는 “우리 딸이 작년말 2학년 전교 부회장 선거에서 W교사 반 후보를 누르고 당선되자 밉게 본 것 같다. 애가 W교사가 무섭다고 학교가기 싫다고 수차례 얘길하니 부모 심정이 어떻겠는가?”고 말했다.

하지만 학교장은 무용 실기채점 결과를 조사해보니 별이상이 없다고 판단했고 이에 A양 어머니는 전년도 자모회 지출내역을 부방위에 제보하기에 이른 것.
‘1학년 임원모임 지출내역서’란 제목의 문건을 살펴보면 소풍, 체험학습시 교사 음식제공이 대부분이었고 스승의 날 화분값, 자체 모임 식비로 지출됐다.
전체 220만원의 지출액 가운데 학생들에게 쓰인 부분은 수련회, 가을축제 행사시 떡, 빵, 음료수 구입비 40여만원이었다.
자체 모임식대까지 빼면 총 지출액의 70%가 교사 접대비로 사용된 셈이다.

학교 어머니회는 임의단체로 학교운영의 순기능 못지않게 역기능을 초래할 경우가 많아 전교조 등 일부 교원 학부모단체에서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학교 현장에서는 학부모의 과도한 ‘치맛바람’을 하소연하고 있지만 정작 어머니회 구성에는 눈감고 있어 ‘이율배반’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A양 어머니가 자술서 형식으로 기재한 내용을 보면 어머니회 임원들이 특정 교사들과 개인적인 연을 맺어 접대한 상황이 기록돼 있다.
또한 접대한 교사가 자신이 부탁한 편의를 제공해 주지 않은 것에 대한 배반감도 적나나하게 적시됐다.

결국 어머니회의 노역(?)이 순수한 봉사가 아니라면 언제든지 Q여중의 사건은 재발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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